정치
미북 정상회담 2주년…북한 "희망서 절망으로"·미국 "유연한 접근"
입력 2020-06-12 09:54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에서 2년전 정상회담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양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국의 상황은 당시보다는 후퇴한 분위기다.
북한은 12일 미국이 '실천이 없는 약속'을 했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정상간 약속 실현을 위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리선권 외무상 담화를 통해 "두 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 희망은 오늘날 절망으로 바뀌었다"면서 "조미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면서 "실천이 없는 약속보다 더 위선적인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북 성과를 홍보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때 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리고 있다"면서 "다시는 아무런 대가없이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대신 '대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싱가포르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2주년 기념 대북 메시지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 한국전 당시의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개 합의사항이 담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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