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형과 새옷이 너무 예뻐요"…창녕 9살 학대 여아 퇴원해 아동쉼터로
입력 2020-06-12 09:54  | 수정 2020-06-19 10:07

"새옷과 인형이 너무 예뻐요. 정말 감사해요"
계부와 친모에게 쇠사슬 감금 등 지옥같은 학대를 못이겨 목숨을 걸고 집에서 도망친 경남 창녕의 초등생 4학년 A(9)양이 입원 2주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해 아동쉼터로 옮겨졌다.
12일 경남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지난 11일 오후 경남 한 병원에서 퇴원해 아동쉼터로 옮겨졌다.
A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서 겪은 악몽으로 당초 보였던 불안해하던 모습도 사라지고 쾌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호기관에서 제공한 새로운 옷과 인형 등을 받고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이가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겉보기에 많이 나아졌다"며 "몸무게도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습학대를 당해온 얼굴과 몸 곳곳의 타박상은 대부분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라이팬 등으로 학대를 당한 손과 발에 입은 화상 흉터가 남아있어 쉼터에서 연고 등을 바르면서 치료할 계획이다.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A양은 앞으로 쉼터에서 보호받게 된다. 정식보호명령이 나오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성인이 되는 만 18세까지 기관에서 지낼 수 있다. 보호기관에서는 이 아동에게 놀이 치료 등 심리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계부와 친모사이에 난 A양의 동생 3명 역시 정신적 학대 우려로 부모와 떨어져 현재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계부와 친모는 이들 동생에 대한 임시보호명령에 저항해 자해하거나 투신하려다 응급입원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 상태가 안정되면 소환이나 강제수사 등을 통해 관련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계부와 친모는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A양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녕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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