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잡이 '찜찜'…코로나 딜레마에 빠진 공유 모빌리티족
입력 2020-06-12 08:37  | 수정 2020-06-19 09:05

주부 53살 서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중교통 대신 공유 킥보드를 자주 이용하는 20대 아들 때문에 최근 걱정이 늘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유 킥보드를 통해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서씨는 "여러 사람이 손잡이를 만질 텐데, 아들이 평소에 손잡이를 닦지도 않고 이용해서 감염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중교통 대신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 공유 모빌리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방역 문제가 또 다른 우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여러 업체의 공유 킥보드 등이 대표적인 공유 모빌리티입니다.


오늘(12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동 킥보드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1만4천45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3만7천294명의 약 6배로 늘었습니다.

지난달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이후에는 대표적인 공유 킥보드 업체들이 이용자 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따릉이의 올해 2∼3월 이용 횟수도 229만5천809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습니다. 따릉이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중교통 기피 심리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람이 많고 밀폐된 대중교통 대신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지만 감염 예방수칙을 모두 지키기는 어렵다는 말도 나옵니다.

출퇴근할 때 공유 킥보드를 이용한다는 27살 김 모 씨는 "탈 때마다 손잡이가 찜찜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막상 시간에 쫓겨 이동하다 보면 사용 전후로 손을 씻거나 손잡이를 세척하는 것은 잊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따릉이를 이용한다는 대학생 25살 박 모 씨는 "최근 따릉이 손잡이가 끈적거려 찜찜했던 경험이 있다"며 "코로나 시국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방역이 일반 대중교통만큼 이뤄지는지 걱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관리 주체들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어도 공유 모빌리티 특성상 사용 이후 매번 세척이 어려운 만큼 개인이 철저하게 위생 수칙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를 하루 1번 소독하지만 이용할 때 개별 위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여소마다 손 소독제를 2개씩 비치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매일 새벽시간대 손잡이 부분을 세척하고 동체 소독은 3일에 1번 한다"면서도 매 사용 이후 업체가 관리하기는 어렵다는 문제에는 동의했습니다.

특히 공유 킥보드는 정해진 주차장 없이 거리에 임의로 주차되는 일이 많아 손 소독제 비치도 어렵습니다. 사용자가 스스로 주의해야 하지만 업체 차원에서 경각심을 부여하는 조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부 업체는 개별 위생수칙을 앱 공지사항으로 안내하지만, 대부분의 킥보드 앱 공지사항은 일부러 찾지 않는 한 이용자에게 노출되지 않는 곳에 있거나 공지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지가 있더라도 '외출 시 마스크 필수 착용', '손 깨끗하게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일반적인 예방 수칙뿐이어서 특화된 주의사항 안내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공유 모빌리티를 주로 이용하는 층이 20∼30대이고, 젊은층에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만큼 공유 모빌리티 손잡이에 감염자 비밀이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용자들이 소독제 등으로 손잡이를 세척하는 습관을 들여야 잠재적 감염에서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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