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화학, LCD편광판 1.3조에 매각…LCD 사업 손털었다
입력 2020-06-10 10:42  | 수정 2020-06-17 11:07

LG화학이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기업에 1조 3000억원에 매각한다. 이로써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LCD관련 부문 사업 정리를 마무리짓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해 배터리 등 신사업 투자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10일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샨샨에 11억 달러, 우리 돈 1조 3000억원에 매각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LC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을 뜻한다.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은 한때 연 매출이 2조원에 달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LG화학은 "양사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 과정에서 변동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계약 확정시 공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중국 남경과 광저우에 있는 LG화학 LCD편광판 공장을 샨샨이 운영하게 된다. 오창공장에 있는 생산 관련 설비들 또한 넘어가게 된다. 양사는 먼저 산산이 지분 70%, LG화학이 30%인 합작사를 설립하고 LG화학의 기존 편광판 법인을 합작사로 편입한 뒤 3년여에 걸쳐 샨샨이 지분을 100% 취득하기로 했다. 샨샨이 LCD편광판 사업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LG화학은 시간을 두고 설비를 넘기면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LCD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샨샨과 LG화학에게 모두 좋은 계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CD편광판 사업이 매각되며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왔던 LG화학의 탈LCD 전략이 일단락됐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치킨게임으로 LCD수익성이 악화되자 LG화학은 지난해부터 LCD편광판과 감광재, 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 LG화학은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게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충북 청주에 있는 생산설비와 지적재산 등을 580억원에 매각했다. 유리기판 사업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 3월 전격 철수를 선언했다. LG화학은 LCD 시장 악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사업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미래 시장과 고객' 관점에서 'IT소재', '자동차소재', '산업소재'의 3개 사업부로 재편하기도 했다.
LG화학은 LCD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 유망 소재인 OLED 소재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형 OLED TV 편광판과 OLED 물질인 발광층 등의 신사업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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