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年 234% 이자 빼먹고 세금도 꿀꺽…벼룩의 간 빼먹은 불법대부업자 등 109명 세무조사
입력 2020-05-19 12:01 

1000만원 빌려주고 두달뒤 받아간 이자만 390만원이다. 최대 연 234%에 달하는 살인적인 이자다. 이자는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챙겼다. 6개월간 이자를 못갚자 아예 업소를 빼앗안 뒤 권리금을 받고 팔아버렸다. 이처럼 자금난에 빠진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세금까지 '꿀꺽'한 불법대부업자가 적발됐다.
19일 국세청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10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불법대부업자·고액임대소득 건물주(39명), 허위·과장광고 건강보조식품업체(35명), 다단계·상조회사(20명), 명의위장 클럽·성인게임장(15명) 등이다.
특히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고리의 이자를 받아챙긴 불법대부업자와 부동산 법인을 설립해 꼬마빌딩을 사들인뒤 고액의 임대료를 빼먹은 건물주들이 대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법 대부업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며 올해 1~4월 불법사금융 상담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57%나 증가했다.
임대업자 A씨는 서울 도심에 상가 20여채를 사들이면서 권리금 없이 임차인을 내쫓는 등 온갖 '갑질'로 임대료를 챙겼다. 임대료는 자녀 등 친인척 10명을 동원해 분산시키는 수법으로 막대한 세금까지 탈루했다. 이돈으로 A씨는 60억원에 달하는 골프, 리조트 회원권을 사들였다가 적발됐다.

세금탈루의 온상인 유흥업소도 국세청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건물 한채를 통째로 회원제 룸살롱으로 운영하는 B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일명 '모자 바꿔쓰기' 수법을 동원했다. 업소를 층별로 나눠 각기 다른 업소명의 카드 단말기로 매출전표를 발행하는 '꼼수'까지 썼다. 막대한 현금수입은 현금입출금기(ATM)를 동원해 지인 등의 차명계좌로 송금하며 소득신고를 피했다.
국세청은 차명계좌나 이중장부를 동원한 이들 조세포탈 혐의자들은 검찰과 공조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탈루혐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친인척 등을 대상으로 자금출처 조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은닉재산이 발견될 경우 즉시 보전압류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경제위기를 틈타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대부업, 고액임대소득 건물주, 사행성 성인게임장 등에 대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세무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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