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권 "공동 ATM 만들자"…수수료 줄이고 접근성 늘려
입력 2020-05-11 17:41  | 수정 2020-05-11 21:30
국내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동 운영을 추진한다. ATM 공동 운영이 현실화하면 고객으로선 수수료 부담이 대폭 작아지고, ATM 수도권 편중 현상이 완화돼 전국에서 ATM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결제원과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 실무진은 공동 ATM 운영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ATM 운영 비용과 수수료 체계를 정비하자는 것이 골자다.
협의회 측 관계자는 "조만간 4대 은행뿐 아니라 전체 은행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어 수수료 체계를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논의에는 향후 한국은행과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도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간편결제 등이 활성화하면서 현금 수요가 줄고 있지만 화폐에 대한 접근성이 최소한은 보장돼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ATM 관련 고객 부담 수수료를 없애고 설치 장소도 함께 정하자는 것"이라며 "운영 주체인 은행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자동화기기는 2015년 말 5만793대에서 지난해 말 4만188대로 4년 만에 20% 넘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연령이나 거주 지역에 따라 현금 접근성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현금 사용 비중(건수 기준)은 26.4%로 2017년 36.1%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지만 70대 이상은 현금 의존도가 여전히 68.8%에 달한다. 여기에다 ATM 절반 이상이 수도권·도심지에 쏠려 있어 기타 지방과 주택가는 현금 채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행권 공동 ATM은 앞서 2015년 은행연합회 등 주도로 추진됐다가 무산된 전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은행끼리 정산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복잡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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