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지선 회장 미래 새 먹거리로 `화장품` 낙점
입력 2020-05-11 14:30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화장품'을 낙점했다. 바로 패션 부문 한섬을 통한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한섬이 지난해 주주총회서 화장품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한 지 1년만에 가시화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고 11일 밝혔다.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에 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한섬은 클린젠의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론칭할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가 프리미엄 코스메슈티컬 뷰티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그룹의 3대 성장 축인 유통, 리빙·인테리어, 패션 부문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0년을 그룹의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자, 성장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실천해 나가는 전환점으로 삼자"며 신사업 가시화를 예고했다. 앞서 아울렛과 면세점을 통해 유통 부문을, 한화L&C(현대L&C)인수를 통해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확장한 데 이어,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로 패션부문 확장에 나선바 있다.

정 회장은 3대 미래 성장 사업 육성을 위해 유통업은 '브릿지 전략(자사 역량의 확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반면, 리빙·인테리어와 패션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핵심 사업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고 양적·질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연관성이 큰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이번 클린젠 지분 참여도 이같은 행보의 연장선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향후 화장품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섬이 패션 이외 이종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특히 화장품 시장 중에서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타임, 마인 등 고급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한섬은 프로젠이 보유한 약학 물질 'Super EGF'의 특허기술을 화장품 제조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스탠리 코헨 박사가 발견해 노벨의학상을 받은 'EGF'는 피부 재생 효과가 탁월한 단백질 물질로 화장품 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약전문개발기업인 '제넥신'이 생산한 고품질의 항체 융합 기술 기반 'Super EGF' 원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한섬은 스킨케어를 시작으로 향후 색조 화장품과 향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의 핵심 요소인 원료 및 특화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 "국내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된 뷰티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