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엘라 침입 실패한 이유…용병들 총 대신 빗자루로
입력 2020-05-11 09:03  | 수정 2020-05-18 09:37

최정예 병력이 해상으로 베네수엘라에 잠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고 베네수엘라를 해방시키겠다는 작전이 과감하게 진행됐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뱃멀미에 잔뜩 지친 상태로 지난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해변에 도착한 '용병'들은 기다리고 있던 군경에 의해 8명이 사살되고 37명이 체포됐다.
10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계획이 허술한데다 보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공 근처에도 간 적 없었다"고 표현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 인물은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민간 보안회사 '실버코프 USA'를 설립한 조던 구드로와 베네수엘라 육군 장성 출신의 클리베르 알칼라다.
알칼라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측근이었으나, 마두로 대통령과는 등을 지고 콜롬비아에 머물러 왔다.

지난 3월 마두로 대통령과 함께 미국 정부의 기소 명단에 포함된 이후 곧장 자수해 현재는 미국에 신병이 넘어간 상태다.
콜롬비아에 있는 동안 알칼라는 마두로 정권 전복을 꿈꿨다. 베네수엘라 군에서 이탈한 이들을 중심으로 한 1000명 병력으로 베네수엘라 상륙작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공공연하게 떠들어 왔다고 WSJ는 전했다.
알칼라와 구드로가 손을 잡은 것은 지난해 봄으로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 국내외에서 지지를 얻어가던 때였다.
알칼라 측은 과이도 측에 이러한 계획을 밝혔고, 과이도 측 인사인 J.J. 렌돈이 실제로 이들과 2억달러(약 2442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구드로와 알칼라는 콜롬비아의 무더운 국경 지역에 캠프를 두고 베네수엘라 군인 출신들로 이뤄진 이른바 '자유의 전사들'을 훈련시키며 계획을 강행했다.
훈련 상황은 열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과 물마저 부족한데다, 작전 시행 직전에야 무기를 지급받은 탓에 소총 대신 빗자루를 들고 훈련했다고 WSJ는 전했다.
일찌감치 베네수엘라 정보기관이 침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한편, 지난 3일 작전이 강행됐을 땐 주인공들도 빠져있었다. 알칼라는 이미 미국에 넘겨졌었고, 미 플로리다주에 사는 구드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로 발이 묶여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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