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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상담 347% 폭증…`먹튀` 해외여행사 두 곳, 어딘가 봤더니
입력 2020-05-10 10:39  | 수정 2020-05-17 11:37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해외 여행플랫폼에 딱 맞는 말이다. 싸긴 싸다. 하지만 만에 하나, 피해가 생긴 경우에 보상 절차가 만만치 않다. 우선 영어가 돼야 한다. 겨우 영어사전을 뒤져 이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 열받아 국제전화로 연결해도, 연락 두절이기 일쑤다.
코로나 사태에도 뒤통수를 치고 있는 해외 여행사 두 곳이 나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국소비자원이 찍은 요주의 여행사 두 곳은 스페인 소재 여행사(글로벌 OTA)인 'Travelgenio'와 'Travel2be' 다.
소비자원이 소개한 회사원 김모씨 사례를 보자. 김모씨가 이 사이트를 이용한 건 지난 3월4일. 여행사 트래블제니오(Travelgenio)를 통해 그달 말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예약하고 약 109만원을 결제한다. 이후 코로나가 터진 건 전세계가 다 아는 일. 당연히 해당 항공편은 결항이 됐고, 타 항공권을 예매한 후 귀국해 결항된 항공편에 대한 환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다.

소비자원의 상담건수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관련 소비자상담은 2018년 86건, 2019년 89건이었지만 올해는 4월15일 기준 이미 103건이나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347.8% 폭증했다.
숫자 뿐만이 아니다. 불만 이유를 뜯어보니 이건 '악질' 수준이다. 불만 이유를 분석한 결과 취소·환급 지연 및 거부가 76건(73.8%)으로 가장 많다. 사업자 연락지연 및 두절이 15건(14.6%)으로 뒤를 잇고 있다.현재 두 곳 고객센터는 이메일(채팅)이나 전화로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4일 이후부터는 소비자원의 해명 요청에도 회신이 없다.
특히 최근 글로벌 여행사들의 상태는 최악일 게 뻔하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라 재무상태가 악화될 우려가 커져 있다. 사업자와 연락이 이뤄지지 않다가 실제 폐업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들의 대응도 신속해 져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여행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은 사업자의 연락을 무작정 기다리다가 차지백 서비스(국제거래에서 소비자가 사업자와의 연락 두절 등 피해를 입은 경우 신용카드사에 이미 승인된 거래를 취소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 신청 기한을 놓칠 수 있다. 카드사에 신속하게 문의해 놔야 뒤탈이 없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해외 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할 때 3가지를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1. 가격비교 검색으로 처음 알게 된 사이트는 후기 검색을 통해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
2. 가격이 저렴한 환급불가 상품은 구매를 신중히 할 것
3. 연락두절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거자료를 모아 신용카드 차지백 서비스를 신청할 것.
한마디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의미다. 똑똑해야 당하지 않는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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