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태원 집단감염' 성소수자 혐오성 여론 일어… "방역에 무소용"
입력 2020-05-10 09:34  | 수정 2020-05-17 1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도 용인 66번 확진자 29살 A씨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연일 확인되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흥업소에 방문한 행적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거셉니다.

A씨가 다녀간 업소에 성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게이 클럽'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소수자 집단이 도매금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아웃팅'(동성애 등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 우려에 확진자 동선 공개 범위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난 상황에서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에게 차별과 혐오가 가해지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며, 이같은 혐오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용인 66번 환자 A씨는 이달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동선 추적 결과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나흘 전인 이달 2일 새벽 이태원 일대 여러 클럽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클럽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의 확진 사실은 6일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지만, 다음날인 7일 A씨가 이태원에서 '게이 클럽'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했습니다.

당일 국내 포털사이트에는 '게이', '게이 클럽' 등 단어가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클럽을 방문한 점 자체가 비판 대상이 됐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성소수자 집단 전체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등장했습니다.

확진자의 구체적 동선이 공개되고, 그가 방문한 클럽의 특성이 부각되자 성소수자들에 대한 '아웃팅'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성 정체성이 원치 않게 드러날 우려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용인 66번째 환자 확진 이후 성소수자에게 가해진 비난은 재난 등 위기상황에서 되풀이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이런 혐오와 차별은 오히려 방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 교수는 "감염 위험에 노출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와 시간이지 다녀간 사람이 누구인지가 아니다"라며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면 추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자발적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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