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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5일 만에 ‘선발투수’ 정찬헌, 정근우 실책 전까진 괜찮았는데
입력 2020-05-07 20:10 
LG 정찬헌이 7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2년 만에 선발 등판한 정찬헌(30·LG)의 개인 통산 두 번째 선발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정찬헌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7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5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본 ‘선발투수 정찬헌이다. 그의 선발 등판은 2008년 9월 12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4255일 만이다. 열여덟 살 신인 투수가 12년이 지난 뒤 다시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게 됐다. 그의 통산 선발승은 딱 1번(2008년 5월 20일 시민 삼성전)이었다.
2019년 4월까지 LG의 뒷문을 책임졌다. 하지만 그가 허리 통증으로 빠진 사이 고우석이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언젠가 이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정찬헌은 ‘선발투수로 변신을 꾀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건 아니다. 일본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했다. 정찬헌이 ‘연투를 할 수 없는 몸인 데다 코칭스태프 내부에서 선발투수 전환을 건의했다. 4·5선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LG로선 26년 만에 우승을 이루려면 ‘준비된 카드가 필요했다.
류중일 감독은 정찬헌이 최대한 오랫동안 버텨주기를 바랐다. LG는 5일과 6일 경기에서 11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불펜 자원 중 고우석만 출격하지 않았다. 6일 송은범(2⅓이닝)의 조기 강판으로 불펜의 부담이 컸던 데다 8일부터 10일까지 NC와 창원 3연전도 치러야 한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는 100개까지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정찬헌이 제구가 안 되거나 투구수가 많아지면 빨리 교체해야 한다. 그래도 (최소) 5회까지는 던져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송은범은 3회 공이 몰리면서 집중타를 맞고 케이오됐으나 정찬헌은 초반까지 끄떡없었다. 투구수 관리도 잘했다.
1회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의 2루타 두 방에 실점했으나 3회까지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껄끄러운 타자 오재일은 잇달아 포크볼로 삼진 아웃 처리한 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야수의 실책 하나에 정찬헌의 기운이 빠졌다. 1-1의 4회 무사 1루에서 최주환의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포구하지 못한 것.
무사 1, 2루로 두산의 다음 공격을 막아내면 됐으나 이적생은 욕심을 냈다. 무리한 2루 송구는 엉뚱한 곳으로 향했고, 2루에 있던 김재환이 재빠르게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정근우의 실책으로 2루까지 간 최주환은 뒤이어 김재호와 박세혁의 연속 외야 플라이 아웃으로 한 베이스씩 진루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4회까지 57개의 공을 던진 정찬헌은 5회에도 마운드에 있었다. 그러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3-3의 5회 정수빈의 내야안타 뒤 박건우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LG는 곧바로 신인 김윤식과 투수를 교체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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