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예비군 훈련 하반기로 연기됐지만…청년 구직자들 걱정 태산
입력 2020-05-07 16:02  | 수정 2020-05-14 16:37

국방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예비군 훈련을 하반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서 훈련 취소나 온라인 교육 대체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하반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예비군 훈련과 공채 시기가 맞물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서 지난달 29일 "오는 6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예비군 훈련을 하반기로 추가 연기한다"며 "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상반기에는 훈련을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이루어진 세 번째 연기로, 군은 준비 여건 등을 고려해 훈련 개시 45일 이전에 관련 내용을 다시 설명할 방침이다.

이에 대학가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예비군 훈련 중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잇따랐다.
청년 구직자 박 모씨(26·남)는 "확진자가 나오면 내가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자가격리는 필수"라며 "하반기 공채만 바라보는데 자가격리 되면 면접이나 시험은 어떻게 보겠나"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열렸던 공채도 취소되고 연기되는 판에 (자가격리 등으로) 놓치는 기회는 누가 보상해주나"라며 탄식했다.
국내 상황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외 현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박씨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상황이 안정돼도 바이러스가 국외에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훈련 참가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한곳에 모였다가 다시 흩어진다는 점도 예비군 훈련의 구조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자신을 청년 구직자로 밝힌 한 누리꾼(ee****)은 "예비군들은 현역 장병보다 활동하는 반경이 크고, 접촉하는 사람도 늘 바뀌어 일일이 추적하기 어렵다"며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단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온다면 다시 전국으로 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없으리라고 군이 확신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청년 구직자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올가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예측은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차례 언급된 내용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가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재유행과 관련해 "이 바이러스가 돌아오는 건 불가피하다"며 "(재유행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우리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병무청은 아직 예비군 훈련 취소나 온라인 교육 대체 여부 등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에 살거나 의료지원에 참여한 이들의 훈련 면제 외에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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