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미들, 이번엔 `원유 곱버스` 올라탔다
입력 2020-05-07 14:31  | 수정 2020-05-14 14:37

4월 내내 유가 상승베팅에 사활을 걸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원유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으로 대거 갈아탄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세는 인버스 상품 가운데서도 유가 하락폭의 두 배를 수익화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다. 지난달 말 10달러대에서 맴돌던 원유선물가격이 이달초 급등하자 "오를 만큼 올랐다" 고 판단한 개미들이 포지션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부터 2거래일 연속으로 원유 하락세를 더 강하게 점치는 모습을 보였다. 5일 국내 상장된 8개 인버스 원유선물 ETF과 ETN에 쏠린 개인투자자 순매수는 307억원으로 유가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정방향 상품 10개 순매수액(61억원)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인버스 원유선물 상품 순매수세가 정방향 상품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달만이다.
4일 나타난 역전현상은 6일 심화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정방향 원유선물 상장지수상품을 총 811억원어치 순매도하는한편 인버스 원유선물 상품은 2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정방향 원유선물 상품을 8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한달여만으로 이례적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괴리율 급등으로 문제를 빚은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을 중심으로 매일같이 정방향 원유선물 ETF와 ETN '사자'에 나선 바 있다. 유가가 한창 폭락하던 지난달 중순에는 5거래일 연속으로 수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총 1조 936억원어치 정방향 상품을 순매수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 베팅할 때 오히려 상승베팅때보다 더 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 ETN 거래량이 지난달 전체 인버스 ETF, ETN 거래량의 약 90%를 차지했다. 인버스 상품을 거래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을 사고판 것이다. 정방향 레버리지 ETN일별 거래량이 전체 정방향 상품 거래량 가운데 29.4%를 자치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유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상승베팅 투자자들보다 레버리지 상품을 3배가량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은 원유선물 일별 하락폭의 두 배를 수익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방향 레버리지 원유선물 상품과 정반대로 움직인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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