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차라리 세금 내고 물려줘라"…이재용 사과에 대해 차가운 여권
입력 2020-05-07 10:53  | 수정 2020-05-07 11:3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한주형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여당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사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눈속임으로 보지 않는다"며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당 일각에선 "원래 면죄부 받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세금을 내라'며 날을 세웠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영특권, 승계특권, 무노조 경영 포기하기로 한 삼성그룹의 선언을 사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눈속임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경제가 새시대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직접적인 평가는 자제하면서 삼성의 사과가 실천으로 이어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삼성그룹과 기업경영 새출발이 노동존중 사회 첫출발과 일치해야한다"며 "삼성 그룹 선언이 결코 공염불에 비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제 선언이 김용희 씨가 긴 농성과 단식을 끝내고 동료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용희 씨는 삼성그룹을 향해 노조설립을 주장하며 서울 서초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앞 철탑에서 고공 농성 중이다.
이같은 지도부의 신중한 입장과 달리 당 일각에선 싸늘하고 날선 반응이 터져나왔다. "하나마나한 사과였다", "권한 밖의 이야길 했다"는 비판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부회장의 사과문에 대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분명히 얘기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책임을 질 거다 라는 얘기도 당연히 없다"며 "결국 남은 건 '제 아들한테 물려주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는 하나마나한 얘기만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이 부회장) 본인이 아들에게 당연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반대하지 않는다. 저도 그렇다"며 "세금 내라고요. 왜 자기들만 세금내지 않고 어마어마한 400조가 넘는 삼성그룹 전체 경영권을 날름 가져가려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카카오뱅크 대표이자 경기 고양정에서 당선된 이용우 당선인 역시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 (이 부회장이) 경영권 이양을 안 하겠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경영권을 이양할 권한은 주주에게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을 가지고 현행법상으로 자식한테 물려준다, 안 한다고 하는 권한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 삼성 문제를 바라볼 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주주의 권한과 경영진의 권한을 혼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석희 기자 / 최예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