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원태 회장 취임 1주년에 1조2000억원 정부 지원받은 대한항공
입력 2020-04-24 17:51 
[사진 제공 = 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항공에 정부가 총 1조2000억원을 수혈하기로 24일 결정했다. 마침 이날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은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을 지원하고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2000억원 인수까지 더하면 지원 자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이달 만기인 회사채 2400억원을 제외하고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 올해 총 3조80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9000억원 규모다. 국책은행이 영구전환사채 지원을 결정하면서 대한항공으로서는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오는 6월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인수하면 두 은행은 대한항공 지분 약 10.8%를 확보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90%가 운항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서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해준 정부와 국책은행에 부응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 및 조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고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면서 "직원의 안정적인 고용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자산 매각 및 자본 확충 등 자구 노력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총 42.75%로,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인 41.30%보다 많다. 정부가 이번 지원에 대주주의 사재 출연이나 지분 담보 등의 조건을 걸지 않으면서 조 회장으로서는 경영 능력을 발휘할 여력이 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IB)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고민 중이다.
일각에서는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 부문 등의 추가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지원 취지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전문사업부문의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더해 국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지원 결정은 재무 안정성 및 시장 신뢰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