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승민 "우리가 왜 졌는지는 스스로 알아내야"
입력 2020-04-24 16:38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당의 총선 참패 이후 진로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왜 졌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23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최근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이 20대 현역 의원과 21대 당선자에게 전화로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 중 선택하는 설문조사를 한 것에 대해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으면 비대위를 할지, 전당대회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통합당 참패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친 수도권 낙선자들"이라며 "이들이 다 모여서 교황 선출식(콘클라베)으로 한 번 (무제한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런 자생적 노력 없이 비대위니, 전대니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참패를 두고 "국민이 보기에 우리가 미워서 진 것 아니냐"며 "우리를 보고 궤멸·폭망·몰락 이런 말을 하는데, 자멸이라는 표현이 제일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평등·정의, 이건 잘 할 줄 알았는데 완전히 거짓과 위선이라고 보면서도 통합당은 안 찍었다"며 "그 정도로 우리는 밉상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처절하게 반성하고, 왜 졌는지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며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다, 이런 각오를 갖고 반성·성찰하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의원은 특히 총선 참패 이후에도 '사전선거 조작설'을 유포하는 강성 보수 지지층과 유튜버들을 향해 "그만 좀 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증거도 없이 제기하는 의혹에 통합당이 자꾸 흔들리면 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교안 전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가 그 사람들(극우 유튜버들)을 초청해 행사를 하고, 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서 그 사람들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게 하나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또 "'아스팔트 우파'다, '태극기 부대'다, 그 분들이 순수하게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낡은 보수 주장에 끌려가는 모습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