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이어 英서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돌입
입력 2020-04-24 15:10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사진 제공 =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신속한 백신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라 길버트 영국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감염내과 전문의) 연구진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ChAdOx1 nCoV-19'에 대한 전임상시험을 마치고 만18~55세의 건강한 남녀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피시험자 중 절반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머지 절반은 대조군으로 뇌막염 백신을 맞게 된다. 연구진은 우선 10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한 뒤 경과를 지켜보면서 접종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2명이 접종을 받은 상태다.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복제·성장 능력이 없고 인체에 무해한 약독화 아데노바이러스에 주입한 형태다. 백신이 일부 세포에서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도록 하지만, 이런 현상이 몸 전체로 퍼지거나 전염성 바이러스를 생산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앞서 연구진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활용되는 단백질로, 항원(바이러스)을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가 백신을 통해 주입되면, 체내에서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돼 일부 세포가 감염 반응을 보인다.

이에 따라 체내에선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항원(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고, 면역세포인 세포독성T세포는 감염 세포를 사멸시킨다. 그 과정에서 항원에 대한 면역학적 기억이 생기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면역 시스템이 신속하게 항체를 생성해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원리다.
백신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백신 접종 후 몇 달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시험군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대조군 간의 감염자 수를 비교하는 것뿐이다. 영장류 등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의 경우 직접적으로 백신 접종 후 동물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킬 수 있지만, 잠재적인 위험성이 있어 사람을 대상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후 피시험자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의료진에 의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향후 연령 제한 없이 5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다음 임상시험을 곧바로 이어갈 계획이다. 길버트 교수는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면서도 "만약 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감소한다면 충분한 자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제약회사 모데나와 미국 국립보건원(NIH)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첫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백신의 최종 인증까지는 1년~1년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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