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HO "유럽 코로나19 사망 절반이 요양원" 각국에 주의 촉구
입력 2020-04-24 11:32  | 수정 2020-05-01 11:37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절반은 요양원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각국 정부가 크게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담당 국장 한스 클루게는 23일(현지시간) "유럽 지역 국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절반이 장기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가 유럽 대륙을 강타한 이후 나이가 많거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모여있는 장기 요양 시설은 상대적으로 방치돼 왔던 게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한 요양원에서는 지난달 수십명이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요양원에서도 최근 한 달 사이 110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맷 행콕 보건장관은 22일 의회에 코로나19 사망자의 20%가 요양원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보고했으나, 영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그 비율이 40%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상은 있었지만, 검사를 받지 못한 의심 환자까지 포함해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집계하는 벨기에에서는전체 사망자 645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장기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
독일에서도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5000여명 중 3분의 1가량이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고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가 밝힌 바 있다.
클루게 국장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그간 우리가 간과해왔던 구석까지 조명을 비췄다며 이제는 각국 정부가 장기요양 시설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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