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내 전문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실용화까지 시간 소요"
입력 2020-04-17 17:44  | 수정 2020-04-24 18:05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이 실용화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박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제 개발 단계는 모두 시작 초기"라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 실용화하는 데 일정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교수는 "(백신 개발에) 과학적 설계와 평가 없이 이뤄지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환자를 초기에 발견해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응수 대한백신학회 회장 역시 "이달 13일 기준 국내 10개 기업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외국과 달리 전임상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백신 개발은 타깃을 찾는 데서 시작해 전임상과 임상 1·2·3상을 모두 거쳐야 하므로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RNA 바이러스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은 변이에 취약해 백신 개발 후 상용화되는 시점의 효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황 회장은 "과거 사례만 봐도 (코로나19) 변이가 가능하다"며 "다른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출연하면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그 시점에 유용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이날 포럼에서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위한 예방적 약물치료,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변 등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를 줄일 수 있는 약물 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대변에서 배출하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에는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감염 후 심장 질환으로 악화하는 부작용 등을 예방하기 위해 '헤파린'을 사용하거나 선천 면역을 위해 결핵 백신인 'BCG' 등을 접종하는 것도 해외에서 연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단 국내에서 시도 중인 혈장치료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혈장치료의 경우 아주 심각한 질병에 정말 시급하게 도입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80%가 경증이고 나머지 15%도 기존 약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며 "이런 치료를 도입할 때는 동물실험 등을 여러 번 해서 검증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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