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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아이돌 후계자 박지훈 ‘두산은 내 운명’
입력 2020-04-17 16:07 
두산 베어스 신인 내야수 박지훈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000년생 신인이 KBO리그 최고의 내야진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배트를 들면 매섭게 휘두르더니 글러브를 끼면 전천후 수비를 펼친다. 외모도 곱상해 ‘잠실 아이돌 계보를 이을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박지훈(20).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퓨처스(2군) 대만 스프링캠프를 다녀온 박지훈은 1군 선수단에 가세했다. 백업 내야수지만, 청백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9경기에 나가 타율 0.400을 기록했다. 수비도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모두 맡을 수 있다.
박지훈은 주눅 들지 않고 내가 가진 걸 감독님과 코치님께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게 잘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장 주전 경쟁은 힘들다. 오재일, 호세 페르난데스, 오재원, 최주환, 김재호, 허경민 등 주전 내야수는 ‘높은 벽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신기한 ‘선배들이다.
박지훈은 그동안 TV 등을 통해 봤던 선배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으로 신기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이 훈련하고 경기까지 하니까 더욱 신기하다”라며 놀라워했다.
박지훈의 이력은 독특하다. 김해(김해삼성초), 부산(경남중·경남고), 창원(마산고)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친구들은 롯데, NC를 응원했지만 박지훈은 이상하게 두산에 끌렸다. 친구들도 박지훈의 ‘두산 사랑에 두 손을 들었을 정도다.

롤모델도 두산 외야수 ‘정수빈이다. 박지훈은 (같은 포지션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5~6학년 시절, 정수빈 선배의 플레이가 너무 멋있게 보였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도 닮고 싶은 모습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동료 정수빈과는 제대로 말 한마디도 섞지 못했다. 나이 차도 있는 데다 아직은 쑥스럽다고. 대신 정수빈의 동기인 허경민이 살뜰하게 박지훈을 챙기고 있다. 허경민은 코뼈 골절로 2군 캠프에 참여해 박지훈을 잘 알고 있다.
박지훈은 내 기를 올려주는 고마운 선배다. 조언도 아껴주지 않는데 (허경민 선배의 플레이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운다”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세대교체도 준비해야 하는 두산이다. 박지훈은 곰 군단의 미래를 책임진 보석 중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하면서 1군 선수단 규모도 커졌다. 박지훈에겐 기회다. 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라며 겸손해했다.
두산 베어스 신인 내야수 박지훈은 청백전에서 타율 0.400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마산고 시절 박지훈의 주 포지션은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타격도 잘했다. 경남고 1학년 시절까지 ‘타자로만 뛰었다(이후 투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마산고로 진학했다).
어깨는 자신 있다는 박지훈은 성적만 좋았지, 투수로서 특출한 편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도 야수에 더 흥미를 느꼈다. 더 이상 투수가 될 수 없으나 전혀 아쉽지 않다. 원래 체격이 왜소했는데 고교 시절보다 체중이 10kg 정도 늘었다. 단거리 타자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했다.
청백전은 텅 빈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적막감만 흐르지만 박지훈에겐 꿈만 같은 일이다. 그는 이렇게 큰 야구장에서 뛴다는 게 꿈만 같다. 벌써 로망이 느껴진다”며 신인선수 만큼 1군에 데뷔해 1경기라도 꼭 뛰고 싶다. 그래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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