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0일 만에 돌아온 外人…코스피, 1900선 돌파
입력 2020-04-17 16:00 

한달 넘게 매도 행렬을 이어갔던 외국인이 돌아왔다. 코스피는 3% 이상 급등하며 26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1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1900을 넘은 것은 지난달 11일(1908.27) 이후 처음이다.
이날 36.24포인트(1.95%) 오른 1893.31에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부터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장중 매수세를 보이면서 장 막판까지 우상향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반면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펼쳤던 개인투자자들은 물량을 쏟아내며 매도 전환했다.
외국인은 전일까지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자금시장을 흔드는 요인이었다. 이는 역대 최장인 2008년 6월 9일∼7월 23일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으로 액수한 해도 유가증권시장기준 14조7642억원 규모에 달한다. 종전 최대 기록은 2008년 6∼7월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당시 8조9834억원 수준이었다.

글로벌 증시를 위협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을 비롯해 다수 국가에서 진정세에 접어든 데다 이날 오전께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상화 방안' 발표에 따라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 또한 단계적으로 봉쇄(락다운) 조치가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 마감했다. 특히 뉴욕증시 마감 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재개 조치 발언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1일을 전후해 전국적 경제활동 재개를 추진해온 봉쇄(락다운)의 해제 시점을 각 주정부에 위임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한 경제정상화 가이드라인(지침)에는 전국적인 봉쇄 해제 시점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대신 각 주별로 코로나19 발병 규모 등 특정 조건들을 만족할 경우 주정부에 봉쇄 완화를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일부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과 온라인 기반 기업들이 상승을 하고 있으나, 실적이 급격하게 위축되거나 신용 리스크 우려가 높은 에너지, 금융, 항공, 호텔 업종이 부진하는 등 투자자들이 종목 위주로 초점을 바꾸는 투자 패턴을 보인다"며 "이런 변화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줘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정상화 시기를 성급하게 앞당기지 않고 결정을 주지사들에게 맡긴 것은 시장에 안정을 줬다"며 "셧다운이 연장된다고 경제 타격이 그대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구제책이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만약 조기에 일괄적 정상화를 선언했다면 증시는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이 연구원은 "단기 조정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연기돼 시장은 부양책 규모 확대에 오히려 관심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단기 조정은 다음 재개 시점을 다시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운수창고가 9% 이상 뛰었고, 증권, 전기·전자, 화학, 제조업, 섬유·의복, 유통업, 서비스업, 운송장비, 건설업, 은행, 기계 등 전 업종이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개인이 6096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26억원, 2357억원 순매수 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415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을 제외한 전 종목이 올랐다. 삼성SDI와 LG화학이 5%이상 급등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LG생활건강 등도 3~4%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는 1036개 종목이 상승했고 218개 종목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36포인트(1.82%) 떨어진 634.79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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