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와 동떨어진 세상`…이방카-쿠슈너 부부, 명절맞이 가족여행 논란
입력 2020-04-17 11:19  | 수정 2020-05-01 12:07

미국 전역이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부부가 명절맞이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16일(현지시간)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 8일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고 보도했다.
유대교 최대 명절인 유월절은 유대인들이 모세의 인도 아래 이집트를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기간이다.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며 이방카 역시 유대교로 개종했다.
CNN은 이방카 부부 나들이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한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확산방지 지침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DC 측은 이달 1일부터 필수적인 외출을 자제하라며 '자택대피령'을 권고한 상태다. 대통령의 장녀일 뿐만 아니라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존재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스스로 어겼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방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며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대한 시민들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집에 머무를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시민들은 제발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면서 "우리 한 명 한 명이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데 맡은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즈(NYT)는 "그러나 이방카 트럼프 자신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한 연방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을 떠나 또다른 '핫스팟'으로 향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이방카는 이번 여행 기간 중 트위터에 "오늘 밤 우리는 전례없는 유월절 앞에 모였다"면서 "평소보다 모인 인원은 적을 지 몰라도 (중략) 전세계에서 자유를 노래하자"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가족과 사적으로 다녀온 조용한 여행"이었다며 "직장에 출근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측은 "이방카가 '가정 집'이라고 여겨온 시설에서 가까운 가족들과 유월절을 기념한 것 뿐"이라며 "해당 장소는 그녀의 집 근처보다 사람이 덜 붐빈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뉴저지주는 미국에서 뉴욕주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시간 17일 오전 기준으로 뉴저지주 확진자 수는 7만5317명을, 사망자는 3518명을 기록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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