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소중한 한 표"…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되는 제21대 총선
입력 2020-04-15 12:19  | 수정 2020-04-22 13:0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된 오늘(15일) 광주·전남 1천233곳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에 맞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잠시 줄을 서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큰 혼잡 없이 원활하게 투표가 이뤄졌습니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유권자가 분산된 것도 한 이유로 보입니다.

투표소 관계자는 "사전투표를 많이 해서 그런지 확실히 이전 투표보다 사람이 많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투표장을 찾아온 유권자에겐 발열 체크와 마스크·비닐장갑 착용은 필수가 됐습니다.

순간적으로 사람들이 몰리자 투표소 관계자는 "1m 이상 앞뒤 간격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며 거리 두기에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시골 마을에서도 불편한 교통에도 투표장을 찾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8시 전남 나주시 문평면에는 나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선거인 투표 편의 지원 차량이 마을 구석구석을 달리며 유권자를 태웠습니다.

선관위는 교통편이 불편한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올해 선거에서도 오전, 오후 하루 2차례 수송 차량을 운영했습니다.

노란색 20인승 버스가 시골길을 달려 멀리서 어른거리면 이른 아침부터 채비한 주민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고, 마을 정자에서 느릿한 발걸음을 옮겨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시골 마을 이장은 혹시나 버스가 마을 주민을 태우지 않고 그냥 지날까 봐 수백m 떨어져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달려 나가 수송 버스를 마중했습니다.

이곳 시골 마을은 대중교통편인 버스가 운행되지만, 시간대를 맞추기 쉽지 않고 귀가하려면 다시 다른 면 소재지까지 갔다가 다른 버스를 또다시 갈아타야 하는 등 투표소로 가는 길이 험난합니다.

선관위 수송 버스에 올라탄 노인 유권자들은 "과거 선거에는 비포장 길을 경운기에 올라타 투표하러 다녔는데, 투표 지원 버스도 생기고 세상 좋아졌다"고 선거에 얽힌 이야깃거리를 하나씩 풀어냈습니다.


노인이 대부분인 유권자들은 코로나19 탓에 오랜만에 '읍내'에 나간다며 오랜만에 만난 이웃 마을 이장과 주먹을 맞부딪히는 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투표소와 가까운 마을에 사는 일부 노인 유권자들은 성인용 보행기에 의지하거나, 전동차에 올라 시골길을 한참 걷거나 달려 힘겨운 투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을 10여곳을 돈 버스가 투표소에 도착하자 유권자들은 신분증을 챙겨왔는지, 다시 한번 챙긴 뒤 느릿한 걸음으로 투표소에 들어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