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총대` 멘 우상호, 탈당 출마로 표심 분열된 곳 지원나섰다
입력 2020-04-08 17:09 
8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동대문구 장안사거리를 찾아 장경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뒷편으론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병두 후보의 현수막이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하는 중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신인 후보들을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섰다. 특히 공천을 못받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로 인해 표심이 갈라진 지역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무소속 후보와 불편한 관계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진으로서 악역을 자처하고 이른바 '총대'를 멘 것이다.
8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과 금천 지역구, 경기도 고양을·병 등 지역구를 찾아 이번 총선서 첫 선거전을 치르는 신인 후보들을 위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 중 동대문을과 금천의 경우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한 후보들이 선거전에 뛰어들어 표심이 분산된 지역이다. 동대문을의 경우 현역이자 재선 의원인 민병두 후보, 금천엔 역시 재선 구청장 차성수 후보가 출마했는데 모두 이 지역 '터줏대감'이라 여권의 지지율을 10% 이상 가져간 상황이다.
동대문을의 경우 조원씨앤아이가 CBS, 국민일보의 의뢰로 지난 4~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소속 민병두 후보는 1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장경태 민주당 후보는 39.3%를 기록했는데 2위를 달리는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33.5%)보다 약 6% 앞섰다. 금천 역시 비슷한 구도다. 케이에스오아이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무소속 차성수 후보가 13.5%를 기록했고 최기상 민주당 후보가 36.5%, 강성만 통합당 후보가 27.9%를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8일 오전 동대문구 장안사거리를 찾은 우상호 의원은 장경태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호소하고 물러가겠다"고 운을 뗐다. 우 의원은 "무소속으로 나오신 민병두 의원님은 저와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동지이고 존경하는 형님이다. 그러나 사정이 어떻든 당이 장경태를 공천했다"며 "정치는 개인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출마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관계도 있지만, 또 서운하겠지만 공인은 어쩔 수 없다. 당의 공천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 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선택하고 결단할 수 밖에 없다"며 "유권자분들께서도 대한민국과 동대문을 위해 아픈 마음을 극복하면서 기호 1번 장경태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8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금천구 남문시장을 찾아 한 상인에게 최기상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후 금천구 남문시장을 찾아 최기상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치면서도 "총선에서 최기상을 선택해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우 의원은 무소속 탈당 후보가 출마한 지역을 연속해 찾는 이유를 묻자 "승리를 위해선 누군가 악역을 담당해야한다"며 "욕을 먹는데도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 의원님하곤 정말 가까운 사이고 차성수 구청장님 역시 고향 선배인 관계다. 미리 (무소속 후보들에게) 말을 안하고 왔다. 그러면 더 마음이 상한다"며 "원내대표까지 지낸만큼 역할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탈당한 무소속 후보자들에게 비판 받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승리를 위해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해당 지역 후보들은 우 의원의 지원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경태 후보는 "가급적이면 (민 의원과) 한마음으로 이겨내길 바랐으나 잘 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우상호 의원님의 지원으로 당의 힘이 모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기상 후보 캠프 관계자 역시 "당의 중진이 오셨는데 민주당 결집효과가 생길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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