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영화 '개봉 눈치싸움'…'기생충' 흑백판, 이달 말 개봉
입력 2020-04-08 08:07  | 수정 2020-04-15 09:05

봉준호 감독 '기생충' 흑백판이 이달 말 개봉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동안 밀린 다른 한국 영화들도 개봉할지 주목됩니다.

배급사 CJ ENM은 오늘(8일) '기생충' 흑백판을 이달 29일 개봉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흑백판은 당초 2월 말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습니다. 해외에선 이미 개봉해 5월부터 인터넷TV(IPTV)와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국내 개봉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 영화 신작 부재로 관객이 갈수록 더 줄어드는 상황도 고려했습니다.

CJ ENM은 이달 말 애니메이션 '요괴워치' 극장판도 함께 개봉합니다. 4월 말부터 5월 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겨냥한 것입니다.

CJ ENM은 내부적으로 5월 말 '도굴', 6월 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7월 말 '영웅'을 개봉하기로 라인업을 짜놓은 상황입니다.

CJ ENM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등에 따라 개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지만, 가급적 매월 신작을 개봉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가 언제 잠잠해질지 가늠하지 못해 다른 영화들은 개봉을 정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입니다.

이미 마케팅 비용을 소진한 신혜선·배종옥 주연 '결백', 송지효·김무열 주연 '침입자' 등도 여전히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계 관계자는 "중급 규모 한국 영화가 한 편 정도는 개봉해서 물꼬를 터줘야 하는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극장 전체 하루 관객은 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최저인 1만명대로 떨어졌습니다. 개봉하더라도 손익분기점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른 영화계 인사는 "만약 개봉했다가 극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발길이 끊기면 마케팅 비용을 또다시 날릴 수 있다"면서 "마케팅 비용 지원 등이 있어야 그나마 개봉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일 ▲ 영화발전기금 부과금(티켓 가격의 3%) 한시 면제 ▲ 상반기에 개봉이 연기 혹은 취소된 영화 20여편을 대상으로 개봉 마케팅 지원 등의 영화계 지원 방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부과금을 전액 면제할지, 부분 면제할지, 어떤 작품에 얼마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할지 등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발전기금 용도를 즉각 변경해 긴급지원자금으로 집행해달라는 영화계 요구도 "관련 부처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난색입니다.

영화계 관계자는 "지원은 속도가 중요한데, 다 쓰러지고 나면 지원할 것이냐"며 "영진위에 대해 현장 영화인들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진위 측은 "관련 부처와 협의해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마련 중으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