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도권 비규제 청약 인기라지만…분양가 시세보다 더 비싸
입력 2020-04-06 17:45 
인천·경기 등 비규제지역 청약에 수만 명씩 몰려 흥행하고 있지만 분양가가 시세보다 더 비싼 곳이 상당하다. 분양가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청약 열기에 휩쓸렸다가 낭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수도권 집값마저 하락한다면 높은 분양가는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 열기가 뜨거운 인천 송도 아파트 분양가가 1년 만에 껑충 뛰었다. 지난달 청약 마감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분양가(전용면적 102㎡)는 8억3800만~9억5050만원인데,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는 전용면적 106㎡가 8억원대 중반이었다. 심지어 작년 9월 공급된 '송도동 더샵센트럴파크3차'(전용면적 102㎡) 분양가는 7억2100만~7억9000만원이었다. 지역 최고층 랜드마크를 표방한 데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로 인천 송도 일대 집값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분양가가 비싸도 비규제지역 청약 열기는 뜨겁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2.2대1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분양한 수원 권선구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과 지난달 인천 부평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부평' 모두 시세보다 1억원 가까이 비쌌지만 나란히 수십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웃도는 현상이 최근 청약 열기가 뜨거운 수원과 인천 등 비규제지역에서 관측된다. 비규제지역은 청약 자격과 전매제한 및 중도금 대출 보증(집단대출)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분양가 산정 기준도 덜 엄격하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이더라도 HUG 분양보증이 들어가므로 분양가가 과도하게 책정됐는지 검토한다"며 "비규제지역은 딱히 정해진 분양가 상한선이 없다"고 설명했다. 분양 승인 등 최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분양가 심사를 사실상 손 놓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천 송도는 분양가상한제 지역이 아니므로 분양가 심사위원회의 심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발 금융위기 발생 시 분양가는 부담이 된다. 집값이 떨어지면 당첨자는 계약금과 분양권을 포기할 수 있고, 이는 미분양과 분양보증 사고로 이어진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시 대한주택보증(현 HUG)의 보증 사고 금액은 11조원에 달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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