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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 회사채 발행 `성공`…채안펀드 설정후 첫 자금투입
입력 2020-04-06 17:32  | 수정 2020-04-06 19:44
롯데푸드(신용등급 AA0)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도 수요예측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신용등급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AA급' 기업의 조달이 무사히 성사된 만큼 자금경색을 우려하며 소극적인 곳들도 발행에 전향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다만 국내 신용평가사 3사들이 정기평가에 착수한 만큼 신용등급 강등의 변수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이날 3년물 700억원어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40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2대1의 경쟁률을 거두며 선방한 것이다.
수요를 확보한 롯데푸드는 발행액을 7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발행금리는 AA급 3년물 회사채 등급민평 대비 약 0.3%포인트 가산된 수준이 유력하다. 이는 롯데푸드가 기관투자가에 제시한 가산금리 폭(-0.4~+0.4%포인트)의 안쪽 수준에 해당된다. 통상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들은 민평에 -0.15~+0.15%포인트 더한 수준으로 목표 금리를 제시해 왔다. 롯데푸드는 코로나19 사태로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을 감안해 희망금리 밴드를 대폭 넓혔다.
우량 연기금, 공제회뿐 아니라 채안펀드도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청약에서 약 200억원의 매수주문을 놓으며 든든한 우군을 자처했다. 채안펀드가 자금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 준비단계에서 채안펀드 측이 200억~3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하겠단 의사를 밝혔다"며 "AA급 우량이고 코로나19 국면에서 중요한 내수 업종이라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의 발행은 조달을 검토 중인 기업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주요 기업들이 지난달 주주총회를 마친 만큼 본격적인 신용등급 정기평가에 돌입했다. 보통 4월 초 검토에 들어가 7월께 마무리하는 편인데, 한 번이라도 유효 신용등급을 받았던 기업들이 검토 대상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신용등급을 검토하며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용등급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높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평사가 장기 신용등급을 낮추면 회사채 발행이나 롤오버 시 조달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김규식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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