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BBC도 주목한 한국 커피, 해외에서 더 인기…왜?
입력 2020-04-06 16:14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된 `달고나 커피`. [사진 출처=유튜브 캡처]

한국에서 등장한 '달고나커피'가 전세계 놀이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집콕(외부와 격리돼 집에서만 머무르는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달고나 커피'는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이 커피는 400번을 저어야 마실 수 있는 커피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집콕 생활의 무료함과 우울함을 달래주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최근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달고나커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전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있다. 이른바 'K집콕놀이'인 셈이다. 앞서 한국식 방역이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가운데 'K집콕놀이'에도 세계인이 동참하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연일 전세계에서 '달고나커피'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3월 넷째주 기준 '#dalgonacoffee(달고나커피)' 관련 하루 포스팅은 전세계에서 1만개씩 게재되는 등 일주일간 총 7만6000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같은 확산세는 꾸준히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4월4~5일) 게시물은 약 5만개나 올라왔다. 6일 기준 전세계 포스팅 수는 현재 약 16만개에 달한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최근 '#dalgonacoffee' 포스팅이 말레이시아,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순으로 높다"며 "코로나19로 인기를 끈 달고나커피가 아시아권을 넘어 영미권까지 확대되면서 K집콕생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구글 트렌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구글트렌드에서 달고나커피의 영문 표기인 'Dalgona coffee'의 관심도는 지난달 7일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2일 정점을 찍었다. 특히 20일 전후로는 전 세계에서 검색량이 급증했다. 구글트렌드는 구글 이용자의 검색어를 중심으로 한 세계인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난다. 지역별로는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에서 특히 관심도가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캐나다·미국 등 북미권, 노르웨이·핀란드·영국 등 유럽에서도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달고나커피는 올해 1월 배우 정일우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바 있다. 달고나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3큰술 정도의 인스턴트 블랙커피와 설탕을 같은 비율로 섞고, 뜨거운 물을 조금 넣은 후 부풀어 오를 때까지 계속 젓는 것이다. 이후 커피, 설탕, 물의 혼합물이 걸죽졌을 때 우유를 부으면 달고나커피가 완성된다. 간단하지만 혼합물을 젓는데 400번을 저어야 할 만큼 많이 저어야 되는 게 레시피 그리고 놀이의 핵심이다.
많은 이들이 달고나커피에 열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코로나19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집에서 즐기는 소소한 놀이에 주목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 무료함을 달랠 수 있고, 달달한 맛이 외부와 단절된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코로나19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됐다. 국내에서 재택 근무· 개학 연기 등 본격적인 집콕이 시작된 지난 한달 동안 달고나커피 관련 게시물도 급증했다. 국내 기준 지난달 10일 3만8000개였던 인스타그램 포스팅은 이달 3일 11만5000개로 뛰었다. 이 시기 전동 거품기 판매도 덩달아 뛰었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3월6일~4월5일) 전동 거품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20% 급증했다. 달고나커피가 주목받으면서 보다 손쉽게 거품을 내기 위한 도구로써 소비자들이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는 달고나커피를 '한국의 커피 간식(South Korean coffee treat)'으로 소개하면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gain worldwide popularity)'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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