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살 호랑이도 사람에게 옮았어요"…美뉴욕동물원까지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입력 2020-04-06 09:11  | 수정 2020-04-06 12:52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이달 미국을 강타한 가운데, 뉴욕에서 호랑이마저 감염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나왔다. 뉴욕은 미국에서도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다. 그간 홍콩과 벨기에에서 사람이 키우던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감염된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동물원 호랑이가 감염됐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자 등 다른 동물들도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야생동물보호협회(WCS)는보도자료를 내고 "네 살짜리 암컷 말레이시아 호랑이인 나디아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브롱크스 동물원 수석 수의사인 폴 칼레 박사는 "정말 주의를 기울여 나디아를 검사했다. 나디아 사례가 코로나 바이러스 실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측은 나디아가 마른 기침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농무부(USDA) 산하 국립수의센터를 통해 여러 차례 진단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호랑이 나디아는 지난 달 27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이상증세를 보였고, 동물원 직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앞서 지난달 16일 폐쇄된 상태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영국 런던 동물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동물원으로 알려져있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앞서 지난달 16일 폐쇄됐고, 입장료 수입이 없어 런던 동물원처럼 사람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서는 호랑이 나디아 외에 다른 호랑이 3마리와 사자 3마리도 코로나19관련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나디아만 아픈 건 아니다. 자매 호랑이인 아술과 두 마리의 아무르 호랑이, 아프리카 사자 세 마리가 마른 기침을 보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동물원은 "나디아는 지금 식욕이 없을 뿐 서서히 나아지고 있으며, 나머지 호랑이와 사자들은 최종 확진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상 증세가 나아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홍콩과 벨기에에서 반려동물이 감염된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지난 달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새로운 질환에 동물들이 감염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라면서 "홍콩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포메라니안 반려견은 '피해자'"라고 하기도 했다. 미국수의학협회와 연방질병통제센터(CDC)는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다만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동물을 감염시킨 사례가 나온 만큼 동물과 접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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