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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다윗 "`이태원 클라쓰`, 원래 안하려고 했는데…"
입력 2020-04-06 07:01 
이다윗이 `이태원 클라쓰`에 출연하기까지의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공| 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최근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새로이(박서준)의 재무 담당 조력자 이호진 역으로 호평받은 이다윗(26)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03년 KBS 드라마 '무인시대'로 데뷔한 이다윗은 이후 '연개소문', '이산', '구가의 서', '후아유-학교2015', '싸우자 귀신아', '구해줘', '배드파파', ‘호텔델루나 등에 출연하며 늘 다른 모습으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는 학창시절 왕따 가해자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설지원 역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최근 인터뷰에서 이다윗은 "'호텔 델루나' 보다는 '이태원 클라쓰'가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이다윗은 "가해자가 되는 것 보다는 당하는 쪽이 마음은 편하더라"면서 "어떻게 해야 더 아파보이고 더 지질해보일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설지원 역을 연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 많이 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다윗은 처음 '이태원 클라쓰'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믿기지 않아 "왜 불렀냐"고 물었다며, 캐스팅 뒷얘기를 들려줬다.

"예전에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 친분은 있는데, 갑자기 한번 만나자고 하시더고요. 그때가 지난해 5월 쯤, '호텔 델루나' 찍기 전 제주도 한달살이에 도전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비행기 타고 당일치기로 서울에 올라오기는 했는데 처음엔 원작 웹툰을 봐도 저에게 뭘 맡기고 싶은건지 감이 전혀 안 와서 대뜸 '절 왜 부르셨냐'고 여쭤봤어요. 호진이 이야기 하시길래 원작에서 덩치도 있고 멋있게 나와서 못하겠다고 말씀 드렸고요. 그런데 '다른거 걱정 마라. 내가 연출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연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셔서 하게 됐죠."
고민끝에 참여했다는 이다윗은 최고 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을 김성윤 감독과 광진 작가, 박서준 등 배우들의 공으로 돌리며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다윗은 박서준이 맡았던 박새로이를 언급하며 "보통 사람들은 살면서 꿈꿔왔던 것들을 포기, 타협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박새로이는 굽히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여기서 오는 대리만족도 있을 것 같다. 삶과 연관지어서 생각할 수 있었던 드라마인 것 같아서 좋아해주지 않았을까"하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칭찬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기는 하지만 저의 역할는 딱 제가 나온 분량만큼인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이다윗은 연기로 정평이 난 선배 배우들을 롤모델 삼아 미래의 성장을 꿈꾼다. 제공| 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내내 박서준에 대한 칭찬을 쏟아낸 이다윗. 드라마 '배드파파'의 장혁, '호텔 델루나'의 아이유, 여진구 등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이태원 클라쓰'의 박서준 가운데 마음 속 순위를 정해달라는 짖궂은 질문에 이다윗은 장난스럽게 씨익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나이순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좋아하는 순은... 피할 길은 이것밖에 없다"고 재치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누가 더 좋다기 보다는 나이순이 소통한 순서인 것 같다. '호텔 델루나' 때는 워낙 촬영 스케줄이 빡빡하고 지쳐 있어서 교류가 많지 않았고 저는 중간에 살짝 투입된 정도라 분량이 많지도 않았다. 남긴 것이라고는 아이유와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부다. 그것도 먼저 찍자고 해줘서 찍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눈 이는 '배드파파'에서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던 장혁이라고. 장혁은 이다윗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나누며 조언을 많이 해준 다정한 선배였다. 장혁에 대해 이다윗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생각을 많이 했다. 선배 대본을 공부를 위해 빌린 적도 있는데 빽빽하게 엄청 써놓았더라. 배울 점이 너무 많았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다윗의 롤모델은 신하균, 송강호, 황정민, 한석규 등 연기로 정평이 난 선배들. 선배들의 연기를 보고 꿈을 키워온 이다윗은 먼 훗날에도 이들의 등을 바라보며 배우로 살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 세대가 바뀌겠지만 저에게는 언제나 선배들이 연기의 기준, 지침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성장할 미래의 이다윗이라는 배우가 유일무이한 배우이길 바랍니다. 신인때 '영화계의 심장이 되겠다', '세 획 정도 긋겠다'고 포부를 말하고 다니기도 했어요. 그때는 이제 붓을 들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종이 위로 붓을 옮기지 않았을까요? 아직 점조차 찍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점들을 찍어 선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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