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안펀드 6일부터 자금집행…롯데푸드 회사채 첫 시험대
입력 2020-04-05 17:35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금 경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6일부터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간다. 채안펀드 역할의 첫 시험대로 이날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롯데푸드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롯데푸드는 무보증 3년 만기 AA0 등급 회사채를 공모 방식으로 발행해 7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당초 1500억~2000억원 규모였으나 자금시장 상황을 감안해 대폭 줄였다. 수요예측도 3일에서 다소 미뤄졌다.
롯데푸드 회사채의 공모희망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 4개사(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 P&I, FN자산평가)에서 집계한 AA0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민평 금리(시장고시금리)에서 ±40bp(0.40%포인트)를 가산한 가격대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AA0 등급 회사채 무보증 3년물 금리는 1.662%, 같은 조건의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1.689%로 금리차(스프레드)는 2.7bp에 불과하다. 딱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과 비교하면 국고채 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각각 4.8bp, 4.7bp 확대되며 격차를 줄인 덕분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멀티에셋전략부장은 "걱정했던 롯데푸드 수요예측은 발행 금리 밴드 자체가 매력적이라 미매각 가능성은 작고, 채안펀드도 절반인 350억원을 집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4월 중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아자동차(AA0), 호텔신라(AA0), GS(AA0) 등을 감안하면 채안펀드가 기업들이 직면한 유동성 경색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소할지 판단하는 첫 바로미터가 롯데푸드 회사채 수요예측이 될 거란 설명이다.

그러나 채안펀드 자금 집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비우량 등급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에 대한 신용위기 우려감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충격이 여전히 기업들의 단기자금 사정을 팍팍하게 만들어 4월 중 예정된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에서 대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기준 무보증 3년 만기 BBB+ 등급 회사채 금리는 5.206%, 같은 조건의 여전채 A- 등급 금리는 3.267%로 2월 말에 비해 국채 3년 대비 스프레드가 각각 21.3bp, 36.6bp 뛰어오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비우량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기보다 임박한 유동성 위기를 막는 차원에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패키지에 포함된 P-CBO(회사채담보부증권)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별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기초로 유동화 자산을 구성한 뒤 발행하는 P-CBO는 선순위증권은 신용보증기금에서 신용보증을 거쳐 시장에 매각하고, 후순위증권은 발행기업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방지 차원에서 통상 3~9%를 재매입한다. 앞서 정부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P-CBO를 통한 회사채 발행지원 금액으로 6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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