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쌍용차 10년만에 소용돌이 속으로
입력 2020-04-05 13:15  | 수정 2020-04-05 14:31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연초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차가 10여년만에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마힌드라가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쌍용차는 차질없이 경영쇄신 방안을 추진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 쌍용자동차는 "코로나19의 판데믹 상황에 따른 전세계적인 경기 위축으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자금 지원 차질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쌍용차는 최근 적자를 기록하며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경영 악화를 겪으면서 10여년만에 다시 쌍용차가 다시 존폐 기로에 섰다. 쌍용차는 지난 1999년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 그러나 상하이차는 기술 유출 논란만 낳은 뒤 4년여만에 구조조정을 거쳐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뒤로 쌍용차는 지난 2009년 법정관리를 거쳐서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품에 안겼다. 당시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 지분 72.85%를 5500억원에 인수하고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투자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 등으로 다시 판매부진, 자금난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에는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방한해 23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듯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인도 차 시장 부진으로 사태가 급변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신규자본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특별자금 4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쌍용차와 마힌드라그룹이 검토한 5000억원 규모의 3개년 경영정상화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필요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 동안 필요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 조기 가시화,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방안 등을 통해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앞서 지난해 복지 중단·축소와 더불어 시장과 미래 변화 대비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인건비 절감 등을 포함한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한 바 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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