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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삶의 변화, 두 자녀의 아빠 박재상의 고민 [이상철의 오디세이]
입력 2020-04-05 06:47 
박재성 SK와이번스 코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박재상(38) 보조 타격코치는 두 아이를 둔 아빠다. 초등학생 아들과 유치원생 딸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의 가족 삶도 많은 게 달라졌다.
꽃이 피는 4월. 예년 같으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야 했다. 아빠는 정규시즌 KBO리그 개막으로 밤늦게 귀가했을 테고, 두 자녀는 낮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신나게 놀았을 터다.
아빠는 야구를 하지만 경기를 하지 않는다. 자녀는 놀긴 하지만 학교와 유치원에 가지 않는다. 매일 저녁, 네 식구는 집에서 오순도순 지내고 있다. 평소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부족했던 아빠는 원 없이 놀아주고 있다. 다 같이 하는 저녁 식사도 화목하기만 하다. 코로나19로 확실히 달라진 풍경이다.
박 코치는 애들이 아직 어리다. 학교, 유치원에 안 가고 집에만 있으니까 즐거워한다. 텔레비전으로 만화를 실컷 본다. 외출 자제로 답답한 면도 있을 테지만 (애들은) 정신적으로 코로나19 스트레스가 없다”라며 웃었다.
평소 못 딴 점수도 왕창 따고 있다. 박 코치는 가족을 위해 맛난 음식을 손에 들고 귀갓길에 오른다.
그는 애들이 계속 집에 있어서 내가 힘든 건 없다. 아무래도 (종일 옆에 있는) 아내가 고생한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애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지 않은가. 평소 할 수 없던 걸 같이 한다. 애들도 아빠가 일찍 귀가해 놀아주니 많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행복한 시간이지만 모든 게 멈췄다. 해야 할 야구, 놀이, 공부를 못하고 있다. 오는 6일, 아들은 초등학교에 가지 않는다. 아빠도 7일 타 구단과 연습경기를 하지 않는다. 확진자가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초·중·고등학교의 등교도 미뤄졌다.

지난 3월 31일 정부는 초·중·고등학교의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그 직후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정규시즌 개막을 4월 말 혹은 5월 초로 연기했다. 연습경기도 2주 뒤로 미뤄졌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은 무기한 휴업이다.
KBO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개막일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준점은 초·중·고등학교의 등교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하는 의미다. 즉, 아들이 등교해야 아빠도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다.
현재로선 그때가 언제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코로나19의 해외 유입과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삶의 변화로 박 코치도 다른 아빠처럼 고민이 커진다. 박 코치는 (불가피하게) 온라인 개학을 하는데 언제까지 하는 걸까.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작은 사회) 학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학습을 떠나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우는 게 있지 않은가. 애들이 어려서 나중에 학교생활을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고 전했다.
국가적 재난 위기에서 야구는 중요하지 않다. 박 코치도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해 가족, 나아가 국민의 건강을 바라고 위축된 경제가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는 교육, 체육 등 각 분야를 떠나서 전반적인 사회를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봄나들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에 경각심을 갖기를 희망했다. 박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와 비교하면, (공원 등으로) 확실히 외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무뎌진 건지 의식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아직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조금 더 긴장해야 하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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