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나무 88회] 아버지의 손수레
입력 2009-02-19 11:52  | 수정 2009-02-19 16:58
【 앵커멘트 】
올겨울 마지막 한파로 요즘 들어 날씨가 다시 쌀쌀해지고 있는데요.
이 찬바람 속에 뇌성마비로 온몸이 굳어가면서도 어린 두 딸과 아내를 위해 매일 새벽 과일 노점 손수레를 끌고 나서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당장 내일이 막막해도 서로 의지하며 희망을 안고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황주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지은이네 가족에게는 올겨울이 너무 길었습니다.

어릴 때 뇌성마비를 앓았던 아버지는 8년 전 찾아온 목 디스크 후유증으로 다리와 팔이 서서히 굳어가고 있습니다.

수술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에서 아버지는 그나마 성한 한쪽 팔에 의지해 매일 새벽 과일 노점에 나섭니다.

어머니가 지적장애로 사회활동을 할 수 없어 아버지의 과일 노점만이 지은이 가족의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지은이와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지수가 힘든 형편에도 아픈 곳 없이 밝게 자라주어서 그저 감사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성완경 / 44세
- "내가 구들장에 좀 누워 있으면 집사람이나 애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생각 왜 안 들겠어요. 몸 하나 아프다고 누워 있어서 될 일이 아니고 내 몸뚱어리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이면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편하지 않겠나…."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심해져 가는 아버지의 마비 증세로 과일 행상마저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상황.

당장 다음날이 막막하지만 큰딸 지은이는 아버지 건강이 걱정될 뿐입니다.

▶ 인터뷰 : 성지은 / 14세
- "아빠가 힘들게 들어오시니까, 그러다 밥 먹고, 그럴 때 서운하고…. 좀 더 많이 먹었으면…. 만날 라면만 먹으니까…."

중학교에 입학하지만 교복을 구하지 못한 지은이에게 소나무 봉사단은 예쁜 교복과 책상을 선물했습니다.

▶ 인터뷰 : 성완경 / 44세
- "저희 부모, 나 같은 아빠 만나서 저렇게 참 밝게 살아줘서 너무 고맙고, 고마워요…."

병든 몸으로 손수레를 끄는 아버지의 책임감과 그런 아버지를 믿고 따르는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

소외계층에 손을 내미는 이웃들의 따뜻한 시선을 그린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그 여든여덟 번째 시간에 지은이 가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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