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수까지 뒤흔든 코로나19發 `바이오 폭주`…수익성 확보 불투명
입력 2020-04-01 08:11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테마가 코스피·코스닥 지수까지 뒤흔들 정도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치료제·백신 분야는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에 장기적인 수익원이 되기 어렵다는 경고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 대비 23.73% 급등한 23만2500원으로 마감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셀트리온제약도 20.15% 급등한 7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그룹 3사의 주가 급등은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식의 치료 지침을 마련하는 중이라는 발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완치 환자의 몸 안에서 형성된 항체를 활용해 코로나19를 치료한다는 점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콘셉트와 비슷해서다.
특히 방역당국의 발표 직후 의약품 업종 지수가 급등락하면서 전일 오전 1757.81(2.37%↑)을 기록하던 코스피 지수는 1722.62(0.32%↑)까지 밀린 뒤 다시 급등해 1754.64(2.19%↑)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 외에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 개발 국책과제의 우선대상자로 선정된 진원생명과학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테마군으로 분류되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일 3695원(종가 기준)에서 전일 1만2900원으로 한달만에 249.12% 올랐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이슈가 있는 일양약품(100.48%), 부광약품(92.78%), 화일약품(91.94%), 비씨월드제약(59.10%) 등도 이미 팔고 있는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일양약품은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 신약 슈펙트(라도티닙)가,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클레부딘)가 각각 시험관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에 효과를 보였다고 각사가 밝힌 영향이다.
화일약품과 비씨월드제약은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되면서 급등세를 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클로로퀸 등을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비상승인을 냈다.
문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주식 시장의 기대만큼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올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감염병의 경우 대유행이 끝나면 관련 의약품 수요가 급감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다국적 제약사들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가 아니다.
실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에 가장 근접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역시 지난 2015년부터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돼오며 임상시험까지 거쳤지만, 시판승인을 받지는 못하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시 등판했다.
개발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최근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들이 보유한 후보물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데 대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중국에서의 유행이 이슈가 된지 두달여 동안의 짧은 기간에 얼마나 연구가 됐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