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이종필 전 부사장 도운 2명 구속…`라임 사태` 수사 급물살
입력 2020-03-29 15:52 

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이종필 전 부사장(42)의 도주를 도운 관계자 2명이 구속됐다. 이 전 부사장이 잠적한지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관련자 신병 확보여서 이들이 새로운 추적의 실마리가 될 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법 김주현 판사는 이 전 부사장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죄)를 받는 성 모씨와 한 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28일 진행한 결과 영장을 발부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앞서 성씨 등을 26일 체포한 뒤 다음날인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체포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전 부사장의 밀항 가능성까지 꺼내들며 그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던 검찰이 처음으로 도피 관련자를 잡아들인 것이어서 관련 단서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부사장의 도주를 돕는 세력이 있다는 소문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이렇게 오랜 기간 도주 생활을 이어가는 건 이례적"이라며 "그가 수사망을 피할 수 있는 건 조력자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라임사태와 관련한 신한금융투자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신한금투 PBS 본부가 라임과 5000억원 규모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 TRS는 일종의 담보대출로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펀드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 손실이 막대해진다.
이 중 핵심 인물이 검찰이 지난 27일 구속한 임 모 전 신한금투 PBS 본부장이다. 그는 수백억 원 규모 라임 펀드를 속여 판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수재·사기, 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됐다. 임 전 본부장은 또 투자 대상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PBS본부 소속이었던 신한금투 전 직원 심 모씨도 지난해 11월 이 전 부사장과 함께 영장 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라임 사태를 잘 아는 한 금융권 관계자는 "TRS 계약이 이뤄질 당시 라임은 신한금투에 비하면 작은 운용사에 불과했다"며 "이 전 부사장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오며 신한금투 직원들이 금융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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