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취소는 없다" IOC가 올림픽 취소 절대 못하는 3가지 이유
입력 2020-03-24 18:38  | 수정 2020-03-24 20:28
올림픽 연기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지난 16일 마스크를 쓴 한 행인이 일본 요코하마 시내에 내걸린 2020년 도쿄올림픽 오륜기 앞을 걸어가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발언으로 올림픽 연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대회 중지나 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회 중지에 관한 사항은 올림픽 개최도시 계약 제 66조에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전쟁 상태, 내란, 보이콧 등과 함께 "IOC가 단독 재량으로 본선 참가자의 안전이 이유 여하 불문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대회를 중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대 되고 세계 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상황에 비춰보면, 가능성은 낮지만 올림픽 취소 시나리오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사히 신문 계열 월간지 '론자'는 도쿄 올림픽의 연기를 점치는 한편, 취소결정이 절대 내려질 수 없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 올림픽 개최의 매력 유지
첫째 이유는 '올림픽 유치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2017년 9월 IOC 총회에서 2024년과 202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각각 파리와 로스앤젤레스가 연달아 선정되 화제가 된 바 있다. IOC가 올림픽 헌장에 명기된 "7년전 개최지 선정" 이라는 규정에 구애되지 않고 2회분의 개최 도시를 한 번에 결정한 주요 이유는 입후보 도시의 감소 때문이다. 만일 이번 도쿄 올림픽이 취소 된다면, 대회장의 정비나 주변 재개발 등 그 동안 해왔던 투자들이 무의미 해진다. 가뜩이나 올림픽 유치에 뛰어드는 도시가 줄어드는 가운데 "올림픽 개최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번지게 되면 2030년 동계 올림픽과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에 손을 드는 도시가 전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 IOC 수익 구조의 문제
두 번째 이유는 IOC의 '수익 구조'에서 기인한다. IOC 주요 수입원은 경기 방영권료다. 그리고 그 다음이 스폰서 비용, 특히 TOP (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으로 벌어들이는 부분이 크다. TOP 프로그램은 IOC의 스폰서 계약에서 최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트너 기업들은 공식 스폰서로서 올림픽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파트너 기업들은 1업종당 1개로 한정되고 있어서 희소 가치가 큰데, 현재는 코카콜라와 인텔, 도요타 등이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기업들의 올림픽 로고 사용은 기존에 잘 알려진 기업은 물론, 알리바바나 에어비앤비 같은 신흥 기업에게는 인지도를 세계적으로 높이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런데,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도쿄 올림픽까지 TOP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했던 맥도날드가 2017년 '경영 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빠진 이후 외식 소매 부문에서 새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도쿄 올림픽이 취소 된다면 앞으로 TOP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계약을 갱신 할 때 스폰서 요금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IOC 총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방영권료도 현재 2030년까지 NBC와 체결돼있는데, 계약 갱신때 "올림픽 취소의 위험"을 이유로 방영권료 인하 압력이 높아질 개연성도 있다. 수익이 줄어들 경우 당연히 IOC의 재정 상황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IOC로서는 그 같은 상황은 어떻게든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 올림픽 지지층의 고령화
세 번째 이유는 최근들어 IOC가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것 중 하나로, 올림픽 지지층과 시청자들의 고령화 문제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올림픽 중계 시청자의 중간 연령은 50대 중반이다. 이는 1984년 LA올림픽 열혈시청자들이 여전히 올림픽을 시청하지만, 앞으로 올림픽을 지지하고 시청해 줘야 할 젊은 층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도쿄 대회에 스케이트 보드나 서핑 등 새로운 종목이 채택된 것도 이대로는 "올림픽이 고령자들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IOC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 가능성이 논의 되는 것도 향후 젊은 층의 관심을 올림픽에 끌어 모으려는 IOC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도쿄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다음 대회 때까지 공백이 생기게 되고, 젊은층의 관심이 더 줄어들어 올림픽 지지층의 고령화가 심화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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