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伊 시장 "매일 나가 쇼핑하니 상황 악화"…SNS로 시민에 호통
입력 2020-03-24 14:32 
이탈리아 남부 델리아 지역의 쟌 필리포 밴처리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19에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 영상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되어 뉴스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쟌 필리포 밴처리 시장 페이스북]

24일 온라인상에서는 시민들에게 호통치는 한 이탈리아 시장의 영상이 화제다.
이탈리아 남부 델리아 지역의 쟌 필리포 밴처리 시장은 코로나19 이탈리아 확진자가 6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자 시민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밴처리 시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가 매일 밖에 나가 쇼핑하는데 어떻게 상황이 좋아지겠냐"며 "생활필수품은 열흘에 한번씩 사도 충분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매일 그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사러 나가는데 어떻게 상황이 좋아질 수 있겠냐"며 "이 시기에 왜 매일 담배사러 나가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밴처리 시장은 집에서 격리 조침이 내려지자 어떤 사람들은 미용사를 집까지 불러서 미용을 하고 있다며 "지금 이 상황에 커트는 왜 하는거냐"고 호통쳤다.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달리기를 한다"며 "내가 이 동네에서 20여년을 달렸는데 평소에는 달리기하는 시민이 몇명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달리기 애호가가 된 거냐"고 꼬집었다.
주말에 바베큐를 하러 많은 사람들이 외출한 것과 관련해선 "바베큐? 생명으로 장난하냐"며 "이건 다른 사람의 생명으로 장난하는 거다"고 비판했다.
밴처리 시장은 또 "어떤 사람들은 집에서 '앞으로 다 잘될거야'라는 현수막을 만들기 위해 친척들까지 불러서 스무 명이 한방에 모였다"며 "이렇게 병이 전염되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들 자신은 병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집에 있으라는 것은 옆집사람들과 파티하라는 게 아니라 자기집에만 있으라는 말"이라고 당부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시의 적절한 의사소통과 끊임없는 전화와 권고에 감사하다"(Losa****),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사람"(Pino****), "시장님 감사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Salv****) 등 시장의 일침에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 서부 랑데르노에서 열린 스머프 축제.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축제에는 3500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 수가 많은 북부 지역들을 폐쇄하고 전국민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자 당국은 법적 제재에 나섰다.
최근 시칠리아주 시아카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남성이 자가격리 중 쇼핑을 하다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명령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이 집중된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경우 반려견 산책 시 최소 200m를 유지해야하며 집밖에서의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이를 어길 경우 5000유로(약 68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이탈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야외활동을 즐기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정부의 방침을 어겨 적발된 사람이 4만3000명에 달한다.
이는 이탈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랑스 정부도 시민들의 안일한 상황인식으로 15일간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4일 코로나19로 휴업령이 선포되자 시민들이 '마지막 밤을 즐기자'는 명목으로 대거 거리로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5일간 출근, 약국 등의 특별한 이유를 작성한 서류 없이 이동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전문가들이 상황의 위중함을 경고하는데도 많은 사람이 마치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공원, 시장, 레스토랑, 바에 모여 외출 자제 권고를 무시하는 것을 봤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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