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침뱉고 칼부림까지…트럼프 "아시아계 공동체 완전히 보호해야"
입력 2020-03-24 14:17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 참석해 23일(현지시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자국 내에서 인종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 참석해 "미국과 전세계에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를 완전히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놀라운 사람들이고 바이러스 확산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WP는 그러나 "이 같은 혐오를 부추겼다고 비판받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루만큼은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며 '중국 바이러스'라는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100명 이상을 기록한 미국은 아시아계 인종에 대한 혐오범죄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WP는 "지난 몇 달간 수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신체적, 언어적 공격을 당해왔다"면서 "공공장소에서 이들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침을 뱉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의 인종차별적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텍사스주에서는 히스패닉계 남성이 휘두른 칼에 쇼핑을 하던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 4명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즈(NYT)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차별 사례 고발을 위해 지난 19일(현지시간)설립된 웹사이트에 150여건의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해당사이트는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 등의 민간단체가 만든 것으로 한국어, 일본어 등 6개국어 번역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이트 설립에 참여한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시립대 교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번달 7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된 아시아계 차별을 언급한 뉴스가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가장 심각한 사건만 언론에 보도된다"며 "(차별 뉴스에 대한)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