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코로나 감염자 4만명 넘어…주말께 中까지 추월할듯
입력 2020-03-24 11:12 
2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주별 확진자 분포도를 이미지화한 뉴욕타임스의 인포그래픽. 이 그래픽에서 보면 붉은 박스 안의 뉴욕주 사태가 진정돼야 미국 경제의 셧다운 해제 등 단계적 정상화 여부가 모색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뉴욕타임스(NYT)]

미국이 코로나19 양성 테스트에 속도를 내면서 이번 주말께면 중국까지 추월해 세계 1위 확진자 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확진자 규모보다 증가속도의 전환에 주목하는 상황으로, 내주 확진자 증가세가 확연히 꺾이면 미국 경제의 조기 셧다운 해제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4일 매일경제가 미국질병예방센터와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파악한 결과, 최근 하루 평균 신규확진자 발생 규모가 8000명 후반대까지 높아졌다.
미국의 일별 신규 확진자 규모를 보면 모든 주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진단 테스트가 본격화한 지난 18일부터 확진자가 1000명대로 증가해 22일(3만3073명)에는 전일(2만4148명) 대비 8925명이 증가했다.

또한 23일에는 오후 9시 현재(미 동부시간 기준) 존스홉킨스대 기준 확진자 수가 4만3667명으로 1만594명 늘어 첫 1만명대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존스홉킨스대와 CDC 간 확진자 규모에 일부 편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난 22일 기록한 8000명대 이상 일일 신규확진자 증가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증가속도가 최소 닷새 간 계속되더라도 현재 4만명대인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주말께 8만명대를 돌파해 중국(24일 기준, 총 8만1496명)까지 추월하게 된다.
이는 역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처에 느슨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사실상 예고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기 진단 시스템 역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북서부 워싱턴주를 시작으로 최악의 인구밀도를 가진 뉴욕주에서 폭발적인 지역사회 사람 대 사람 감염이 이뤄졌다.
지난 1월 21일 미국 내 첫 감염환자가 확인되고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을 선언할 때까지도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진단시스템을 체계화하지 못했다. 특히 WHO가 미국 정부에 제공하겠다는 진단키트마저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내 수 십개 주와 주요 도시가 개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인 지난 13일에서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20일 가장 먼저 주민들의 이동금지령을 선포하고 다음날 뉴욕주가 가세해 4월 7일까지 필수 활동을 제외한 전 주민의 외출금지를 결정했다.
특히 뉴욕주의 경우 인구 2000만명이 뉴욕시를 중심으로 밀집돼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공개한 누적확진자 수는 총 2만875명으로 미국 전체 확진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급격한 확진자 증가로 인해 각 주가 외출금지령과 상업·제조시설 셧다운 조치에 돌입하면서 미국 경제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언제 비상 상황을 완화하고 순차적 출구전략을 취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현지 매체들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공통된 포인트는 세계 금융의 중심이자 미국 내 확진자 '진원지'인 뉴욕주 통제 상황에 판가름날 것이라는 점이다.
뉴욕주를 중심으로 다음주 확산세의 하락 반전 흐름 여부가 미국경제의 조기 셧다운 해제를 판가름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4월 7일까지 설정한 셧다운 조치의 조기 해제 가능성과 관련해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경제의 스마트한 정책과 보건의 스마트한 정책 간에 교차점이 있을 것이다"라며 그 교차점이 언제일지에 대해 자신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경제를 폐쇄한 상태에서 주를 운영하거나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잠정적 해제 스케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 19 사태로 금융시장 패닉 사태를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미국 경제의 조기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판이지만 가장 심각한 감염 지역인 뉴욕주의 개선 여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의 단계적 정상화 열쇠를 쥔 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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