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학 연기로 방학 단축되자…석면제거 등 교육환경개선 보류
입력 2020-03-10 09:26  | 수정 2020-03-17 1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교 개학이 사상 최초 3주 연기되면서 학교 석면 제거 등 '학교 시설 개선 공사'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0일)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올해 추진하려던 학교 석면 제거 공사 계획을 전면 보류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개학 연기로 인해 방학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 여름방학에는 석면 공사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석면 제거 공사는 일반적으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합니다. 순수하게 석면을 제거하는 데만 20∼30일, 철거를 시작해 마무리 작업까지 끝내는데 50∼60일 걸리기 때문입니다.


학교들은 냉난방이나 소방 설비 개선 사업 등 천장을 뜯는 대형 공사를 벌일 때 석면 제거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석면 제거 전문 업체와 4∼5월에 계약한 뒤 여름방학 때 공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개학이 연기된 3주일만큼 방학이 줄어드는 데다가, 코로나19 추가 확산이 발생하면 개학이 또 연기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교육 당국은 사업 추진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름방학이 1∼2주에 불과할 전망이라 교사동(校舍棟·학교 건물) 공사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올해 사업의 전체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학생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학교 석면을 제거해온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올해도 260억 원을 들여 108개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석면 제거 공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진행이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는 '방학이 짧아지는데 석면 철거 공사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학교장들의 문의 전화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는 사업 추진 여부가 유동적"이라면서 "올해는 방학 기간 조정과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석면 제거 사업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7년까지 학교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도 완료 시점이 더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교육부는 괜찮다는 입장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석면 제거가 당초 계획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올여름 한 번 지연되는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면서 "겨울방학까지 짧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시나리오별 집행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학 등 학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제대로 사업 계획을 안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로 연기된 학사 일정이 확정되면 학교장의 의견을 반영해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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