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에도…돈 몰리는 中 펀드
입력 2020-02-23 17:48  | 수정 2020-02-23 20:45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증시는 부양책에 힘입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CSI300지수는 지난 3일 저점을 찍은 뒤 V자 곡선을 그리며 12.5% 상승해 급락 직전인 지난달 말 수준을 3주 만에 되찾았다. 확진자가 급속 확산된 여파로 2200선이 다시 깨진 코스피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자 중국 펀드로도 모처럼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로는 이달 들어 155억원이 유입됐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 펀드 설정액이 순증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월말까지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중국 펀드는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월간 설정액이 순유입을 나타내는 셈이다. 하나UBS올차이나펀드, KB통중국4차산업펀드,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펀드 등 순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앞서 중국 증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크게 휘청였다. 춘제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하자 중국 증시는 지난 3일 휴장 기간 동안 누적된 매물을 반영해 CSI300지수 기준 하루 만에 7.88% 급락하는 등 대충격을 겪었다.
그러나 급락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증시가 대폭락장을 연출한 이튿날부터 내리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감염자 확산 진정 기대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 중국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 조치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22일에는 실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4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이달 들어 19일까지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은 3조위안(약 516조원)에 달한다.
기업을 겨냥한 재정 정책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기업들의 사회보험료를 최장 5개월까지 감면한 데 이어 2월 의료보험료도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정 정책의 실탄인 세수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고, 코로나19 피해 축소를 겨냥한 조치들이 피해 지역과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역으로 온기가 퍼질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정숙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이 개인소득세법을 개정하면서 개인소득세가 전년 대비 25% 감소해 세수와 재정수입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이에 따라 재정 정책은 중소형 및 민영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피해 축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