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로 확장 공사로 벚꽃길 점점 사라진다
입력 2009-02-01 06:11  | 수정 2009-02-01 14:59
【 앵커멘트 】
해마다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보기 위해 나들이를 가는데요.
이런 벚꽃길이 도로 신설과 확장 등의 이유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SCS 이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남해고속도로 진교 인터체인지에서 남해대교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매년 4월 초가 되면 10km에 이르는 벚꽃터널이 펼쳐져 주민과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벚꽃길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증가하는 교통량 해소를 위한 4차로 확장 공사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벚나무 제거 작업이 시작되면서 수령이 30년 가까이 된 아름드리나무들이 곳곳에 밑동만 남아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잘려나간 가지들이 무더기로 쌓였습니다.

▶ 스탠딩 : 이영호 / SCS 기자
- "현재까지 도로 옆의 왕벚나무 150그루 이상이 잘려나갔고, 앞으로 30그루 정도가 더 제거될 예정입니다."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에 포함된 벚나무 가운데 크기가 작은 단 6그루만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확장공사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250그루 이상이 더 베어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벚꽃길 보존을 원했던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인터뷰 : 정을석 / 인근 마을 주민

하동군은 나무 한 그루 당 보상비로 9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식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수령이 대부분 수십 년이 돼 옮기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베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허양구 / 하동군 산림녹지과

한편, 진주의 벚꽃길로 이름 나있는 호탄동에서 문산읍 구간의 벚나무 160여 그루도 남해고속도로 확장 공사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진주시는 도로공사와 나무 보상 협의를 마쳐 제거작업은 속도를 내게 됐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지역민들의 봄 추억을 간직한 이들 벚꽃길을 볼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SCS뉴스 이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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