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發` 국내경제 충격 불가피할 듯…각 산업별 영향은
입력 2020-02-17 14:22 

중국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만으로도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번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전염병(Pandemic)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17년전 사스 때 보다 훨씬 높아 직·간접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국내 각 산업별 영향들을 체크해 보고, 대응방향을 모색해 본다.
◆ 국내 산업 전반적으로 타격 불가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에서의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할 경우 중국의 생산 비중이 높은 섬유, 가죽·신발, 전자 광학기기, 기계,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높은 경제·지리적 연결성으로 산업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국인 관광객 축소와 외출자제 등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여행·숙박·면세·항공·화장품산업의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될 뿐 아니라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중단 장기화로 중국에 대한 글로벌 가치사슬 노출도가 높은 전자기기, 운송장비, 기계, 화학 등의 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은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대중 의존도가 30%를 웃돈다"며 "코로나19 확산은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의 경로로 한국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통·항공·호텔업·화장품 직접 타격…조선업 반사익 기대
▲유통업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유통업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확진자 방문에 의한 임시 휴업 매장의 매출 손실, 해외 입출국객 감소와 중국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면세점 타격, 집합시설 기피로 인한 백화점 및 대형마트, 전통시장의 영업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수) 중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감편으로 직접적인 매출 감소와 중국 노선 이 외의 여행 자제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공장 가동중단으로 인한 항공 화물 물동량 감소도 부정적이다.
특히, 일본(불매운동), 홍콩(정치불안)에 이어 중국 노선마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감편되면서 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계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호텔업
외국인 숙박객의 급감과 함께 호캉스족으로 대표되는 내국인 숙박객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단체활동에 대한 거부감으로 각종 행사 및 모임이 취소되면서 부대시설 매출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5성급 호텔의 경우엔 숙박보다 부대시설 매출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화장품업
성장성이 높은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을 적극 추진해 온 화장품 업체도 긴장상태다. 코로나19 최대 감염지대인 우한시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중국, 상해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매장 영업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인과 외국인 여행자 감소에 따른 면세점 채널 및 로드샵 매장의 판매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정유업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 석유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로 아시아지역 공급과잉이 심화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하락으로 고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가중될 경우 타격이 큰 상황이므로 개별정유사의 특성에 맞는 강도 높은 리스크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철강업
금속가격 하락은 2003년 사스 사태 고려 시 단기충격으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중국 경기가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상존한다.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시장의 철강 수요 둔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급및 가격변화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업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에는 YMTC, XMC 등 칭화유니그룹 계열의 반도체 기업 2개가 있으며 확진자가 200명 이상 발생한 상하이 인근 우시와 쑤저우에는 SK하이닉스(DRAM)와 삼성전자(후공정)가 위치해 있다. 현 사태가 장기할 경우 부품, 소재 조달 및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고순도 불화수소 수급도 우려된다. 특히, 중국 경기가 하강할 경우 반도체 수요 부진을 불러올 수 있다.
▲자동차업
우한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의 메카 중 한 곳으로 이번 코로나19 창궐로 중국 경제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전망이다. 중국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자동차·부품산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단기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 시 타격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선업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기자재 국산화가 이뤄져 현재 국산화율은 80~90% 수준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조선기자재 수입 국가 비중도 9.8%에 불과해 중국 공장 중단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과거 사스사태 고려 시 이번 코로나19가 선박 발주심리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장 중단 장기화 시 한국의 '반사이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기업들은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와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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