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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의 선택과 집중, 린드블럼 길 따라갈까
입력 2020-02-17 10:42 
알칸타라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연마한다. 선택과 집중을 했던 선배 린드블럼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MK스포츠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2019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 조쉬 린드블럼(32·밀워키 브루어스)은 많은 구종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줄이고, 포심과 스플리터, 커터 위주 레퍼토리에 초점을 맞추며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라울 알칸타라(28)도 구종이 많은 투수다.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위즈에서 27경기 172⅓이닝 11승 11패 평균자책점(ERA) 4.01을 기록했다. 무난한 성적이었지만 kt의 선택은 재계약 불가였다.
시즌 막바지 이강철(54) 감독의 발언이 암시였다. 이 감독은 당시 4경기째 아홉수를 깨지 못하는 알칸타라에 대해 결정구가 없다”며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더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것이 재계약 실패의 큰 이유가 됐다.
알칸타라는 6월 이전(ERA 2.72)과 이후(ERA 5.11)가 크게 달랐다.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골고루 던졌으나 결정구가 없는 탓에 승부가 길어졌다. 이 때문에 이닝 소화 능력도 6월을 전후로 부쩍 줄었다(6월 이전 평균 7.21이닝/ 이후 5.83이닝).
린드블럼처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린드블럼은 랩소도(구속·회전수·회전축·무브먼트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통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두산 코칭스태프와 상의하에 투심 패스트볼 대신 커터에 집중했다. 린드블럼의 성공을 지켜본 두산은 스프링캠프에도 랩소도를 들여와 투수들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알칸타라는 슬라이더를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스프링캠프서부터 슬라이더를 가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알칸타라의 전체적인 투구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랩소도를 통한 분석으로 더 완성도 높은 투구를 기대하고 있다.
결정구를 제외하면 알칸타라는 발전 가능성이 큰 투수다. 150km대의 강속구를 던지며, 9이닝 당 볼넷은 1.41개로 탁월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촘촘한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과 넓은 잠실야구장 역시 호재다. 알칸타라의 집중과 선택은 슬라이더로 시작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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