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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99억의 여자` 정웅인 "조여정 연기투혼, 꼭 다시 만나고파"
입력 2020-02-10 07:01 
정웅인이 '99억의 여자' 출연 후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고 말했다. 제공|큐로홀딩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악역 전문 배우로 익숙한 정웅인(49)이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달랐다. 인터뷰 내내 능청스러운 입담을 뽐내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가 하면, 여전히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웅인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 유관모)에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소시오패스 모습을 홍인표 역을 연기했다. 아내 정서연(조여정 분)을 향한 집착과 성공을 향한 열망부터 원하는 돈을 얻었으나 끝내 서연을 택하는 모습까지, 차지게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웅인은 처음에는 악역이라 거절했다. 아내도 반대했다. 악역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는 건 안 좋지 않냐는 거였다. ‘이별이 떠났다에서 조보아의 아버지 역할도 했는데, 사람들이 악역을 기억하니까. 그런데 내가 꼭 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우여곡절 끝에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합류한 ‘99억의 여자를 통해 정웅인은 많은 별명을 얻었다. 또한 호평과 함께 ‘99억의 여자 홍인표 역할로 ‘2019 KBS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남자 조연상을 받았다.

정웅인은 ‘불사조 ‘좀비 ‘홍가이버 등의 별명이 생겼다며 예전에 제가 ‘감 잡았어라는 유행어로 광고도 찍었다. 유행어든 별명이든 그런 게 생긴다는 건 기분이 좋다. 폭탄까지 들고나오면서 ‘웅봉길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전에는 댓글을 보면서 방송을 안 봤다. 어떤 작가님이 댓글 보면서 방송을 보더라. 저도 그래서 들어가 봤는데, 내 이름이 꽤 보이더라. 기분이 좋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정웅인이 `99억의 여자`에서 호흡을 맞춘 조여정 김강우 이지훈 오나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큐로홀딩스

정웅인은 때리고 맞고 흙을 파고 나오고 폭탄을 제조하는 등 온몸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인표의 과거는 뭘지, 공부는 잘했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했다. 어떤 걸 좋아하는지 등을 생각해서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다”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서연이를 바라보는 감정이었다. 집착인지 사랑인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연기했다. 그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웅인은 부부로 호흡을 맞춘 조여정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조여정이 연기를 잘 받아줬다. 온몸으로 학대하는데, 그런 것들을 잘 받아줬다. 감사하다”며 이제는 세계적인 배우지 않나. 힘을 가하는 연기도 오히려 세게 해달라고 하더라. 체구도 작고 손도 너무 작고 잘못 만지면 부러질 것 같아서 머리 잡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초반에 이 드라마를 잡아야 한다고 각오가 대단했다. 연기 투혼을 보여줬다. 정말 다시 한번 꼭 만나고 싶은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정웅인은 이지훈은 애교스럽더라. 오나라는 발이 넓었다. 커피차 선물이 엄청났다. 정말 역대급이었다. 그것도 복이다. 나는 없었는데, 내게 삶의 회의가 올 정도로 커피차가 많이 오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말 상대 배우가 중요하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함께 상의하고, 어떤 연기를 해도 불편하지 않고 정말 큰 복이다. 서로 웃음도 많이 터지고 정말 좋았다. 김강우도 이번 드라마 고생 많이 했다. 액션 멜로를 다했다. 휘뚜루마뚜루 잘하는 친구다. 이 작품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하더라. 정말 잘하는 친구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웅인이 악역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제공|큐로홀딩스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에서 역대급 악역 민준국을 연기한 이후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정웅인.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악역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웅인은 미국드라마라면 한 캐릭터를 맡아서 먹고 살 수도 있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다변화된 인물을 보여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시청률 화제성 여러 가지를 잡아야 하고 유행어가 생기는 캐릭터를 만나야 한다. 저도 회사도 그렇지만, 다른 배우들도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며 ‘동백꽃 필 무렵의 규태처럼 지질하면서 능청스럽고 그런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드라마를 보면 제작사나 감독님들이 이미지적으로 모험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 같은 사람이 멜로도 하고, 원빈이 악역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제 나이의 멜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믹 연기도 너무 하고 싶다. ‘세 친구의 윤다훈 박상면을 최근 만났다. 회포를 풀었는데, 사람들이 ‘세 친구 영상처럼 옛날 걸 많이 찾아본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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