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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수 있으면 직접 잡아!" KIA의 특별한 수비 훈련 [현장스케치]
입력 2020-02-10 06:00  | 수정 2020-02-10 06:17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사진(美 포트 마이어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포트 마이어스) 김재호 특파원
"타구를 직접 잡을 수 있다면 잡으세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테리 파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진행된 KIA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 훈련. 내야에서 투수와 내야진이 수비 훈련을 진행중인 가운데, 투수의 1루 베이스 커버에 대한 훈련을 진행하던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가 통역을 통해 선수들에게 이같이 전달했다.
훈련의 주제는 투수의 1루 베이스 커버였지만, 투수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타구라면 잡으라는 것이 코치의 주문이었다. 정해진 훈련 양식에 얽매이지말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라는 뜻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조계현 단장은 "기존의 경우 수비 훈련 때 송구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코치들이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이 상황에 대해 스스로 대처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조 단장의 설명대로, 윌리엄스 감독과 위더마이어 코치는 훈련 시간 내내 펑고만 쳐줄 뿐, 선수들의 수비 동작에 대한 지적은 하지 않았다. 간혹 멋진 장면이 나오면 칭찬하면서 힘을 불어넣고, 앞선 상황처럼 다른 방식으로 대처가 가능하면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것 정도다.
윌리엄스 감독은 수비 훈련에 매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캠프 초반 가진 인터뷰에서도 "시즌의 성패는 주루플레이, 수비, 투구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팀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도 "우리 팀은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리그 최강의 팀은 좋은 투수진, 좋은 수비를 갖추고 있기마련"이라며 수비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들은 단순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을 뿐만 아니라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수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KIA 캠프의 또 다른 특징은 독특한 훈련 방식이다. 팀 수비 훈련을 진행할 때 주전급 선수들로 구성된 KIA팀과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타이거즈팀으로 나눈다. 주전급, 준주전급, 마이너리그 후보들로 팀을 나눠 훈련을 진행하는 메이저리그 방식과 비슷하다.
1군과 2군이 합쳐진 대규모 인원을 데리고 캠프를 진행하고 있기에 택한 방법이다.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개막에 맞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게하고, 젊은 선수들에게는 당장 1군 진입은 아니더라도 자신들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다.
주전과 비주전을 기준으로 나눌 경우, 비주전 팀에 들어간 선수들의 의욕이 저하되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조 단장은 이에 대한 우려에 "그런 선수들은 함평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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