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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배철수 잼`, 韓 최고 인터뷰어 배철수 선봉…내리막길 토크쇼 부활시킬까
입력 2020-02-03 15:22  | 수정 2020-02-03 15:2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레전드 방송인' 배철수가 방송 인생 30여 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로 시청자를 만난다. '노잼'도, '핵잼'도 거부한다. '소잼(소소한 재미)를 노리는 '배잼', 이름하여 '배철수 잼(JAM)'이다.
'배철수 잼(Jam)'은 음악, 문화, 사회 등 한 우물을 깊게 판 각 분야의 고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그들이 걸어온 인생을 음악과 함께 풀어내는 토크쇼다.
3일 첫 방송에 앞서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나선 배철수는 "방송 연예 생활을 1978년 시작했는데 TV에서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토크쇼는 처음"이라며 "모든 방송하는 사람의 꿈이 자기 이름 걸고 쇼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대미를 장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배철수는 "방송 연예생활 하면서 뭐를 잘 안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인데, 하면 열심히 한다"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이번 쇼를 줄이면 '배잼'이다. 라디오는 '배캠', TV는 '배잼' 이렇게, 최선을 다해 재미있게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꿀잼 노잼 핵잼 많이 쓰는 말인데, 핵잼까지는 안 되더라도 꿀잼 정도는 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최PD는 "적어도 노잼은 안 될 것"이라 자신했다. 배철수는 "소소하게 재미있게, '소잼'으로, 작은 재미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음악과 사람, 인생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토크쇼지만 호스트가 배철수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국내외 최고의 뮤지션은 물론 문화 각계 저명인사, 심지어 대통령과의 대화 진행까지 도맡아 온 명실상부 인터뷰 장인, 배철수가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인터뷰의 진수 또한 기대를 모은다.
연출을 맡은 최원석 PD는 "이야기라는 것이,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근본 출발이 이야기"라며 "우리는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목표로 한다. 화려한 출연진을 모아서 자극적인 입담보다는 편안하게 볼 수 있고, 밥 같은 프로그램을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PD는 "짧은 웃음, 자극적인 시추에이션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은 TV를 틀면 쏟아져나오고 있지 않나. 선택의 다양성을 주기 위함도 있다. 밥같이 편안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고, 그걸 진행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 가장 적합한 분이 배철수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및 배철수 섭외 배경을 밝혔다.
최PD는 "나는 '배캠'(배철수의 음악캠프)을 듣고 자라온 세대고, 이 프로그램은 음악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상당히 다양한 사람이 출연하고 있고, 인터뷰 들을 때마다 이런 인터뷰어가 있을까, 생각해왔다. 나도 평소 늘 옆에서 사적인 만남만 갖다가 더 때가 늦기 전에,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 해서 발목을 잡았다. 도망다니시다가 결국 하시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철수는 "나는 내 능력에 비해 과장되어 있다 생각한다. 다들 높게 봐주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 라디오라 생각했고, TV는 물론 콘서트 7080을 매 주 14년이나 하긴 했는데, 나는 아직도 TV에 나오는 내 얼굴이 어색하고 낯설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배철수 잼'이 출사표를 던진 시점은 명백히 토크쇼 하향 시대.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시청자를 아우르게 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이에 대해 배철수는 "최근의 토크쇼라는 게, 우리나라 방송은 좀 독하지 않나. 집단적으로 앉아서 짧게 질문 던지고 웃음을 끌어내고. 한 사람의 휴먼스토리를 진득하게 들어줄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TV도 안 보고 3분 5분짜리 짤방 돌아다니느 시대에, 한 사람의 인생과 음악을 진득하게 들어주실까 하는 걱정은 있는데, 그런 걸 보고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나. 우리는 사실, 지금 대한민국에 정말 많은 채널에서 정말 많은 쇼를 하고 있는데, 어느 프로그램과도 차별화되는 독특한, 우리들만의 프로그램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느냐 아니냐는, 나에게는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배철수 잼'의 감성이 세대를 관통할 수 있느냐에 관한 우려에 대해 최PD는 "배철수 선배는 지금도 가장 힙한 차트를 다루는 방송을 하고 계시지 않나. 나이를 아우르는 감성을 갖고 계시다 생각한다"면서 "나이 드신 게스트도 있지만, 젊은이들도 관심 가질만한 게스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철수는 연륜이 있지만,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와 힙한 부분에 오히려 나보다도 앞서 계신 분이다. 그게 방송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따. .
배철수는 "나는 매 주 최신 음악을 접하고,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물리적인 세월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내가 10대, 20대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사람과 음악'이라는 한 시간짜리 코너가 있는데, 그것을 좀 더 버라이어티하고 화려하게 옮겨놓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건 TV고 생방송이고 녹화니까, 나는 팔이 안으로 굽으니까, 절대로 이 프로그램이 지루하거나 루즈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녹화 게스트는 이장희와 정미조다. 배철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세대간 불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프로그램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나이먹었지만 근사하게 나이먹어가는, 멋있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젊은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음악계 선배 중 이장희, 정미조 선배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나는 내 선배들 중에 나이 드셔서 그렇게 트렌디하고 멋지고 자기 세계를 확실하게 갖고 있는 분들을 뵌 적이 없다. 우아하기도 하고. 그분들을 방송을 통해 소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도 느끼고, 기쁘다"고 말했다.
최PD는 "방송 시간대가 '낭만닥터 김사부2' 시간이다. 시청률 대박 기원보다는,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옆에 아직도 시집 내는 분들 있지 않나. 우리는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는 책을 한시적으로 올려놓고, 다음에 한 번 더 봤으면 좋겠다는 평을 듣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배철수는 "나는 시청률이 전부라고는 생각 안 한다"며 "최소한 이 프로그램 본 사람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재미있다, 이런 분들이 몇 분이라도 계시면 좋겠다. 비록 8회 한정판이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온갖 프로그램 난무하는 방송가에서, 괜찮은 프로그램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주신다면 정말 기쁘겠다. 아직 녹화 몇 번 남았으니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방송에는 70년대 청년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싱어송라이터 이장희가 정미조와 함께 출연, 50년 음악 인생을 이야기한다. 두번째 게스트는 가수 양준일이다. 8회 편성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매 주 월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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