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K현장] 백종원X워크맨X펭수, 유튜브 구독자 홀릭시킨 마성의 원천 `캐릭터`
입력 2020-01-31 13:19  | 수정 2020-01-31 13:28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한 백종원, 고동완 PD, 이슬예나 PD. 제공| 유튜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백종원, 워크맨, 펭수까지 지난해 유튜브를 시작해 100만 구독자를 넘긴 유튜브 라이징 스타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비약적 발전을 보인 유튜브 라이징 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와 장성규의 워크맨 고동완 PD,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PD가 참석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한 백종원. 제공| 유튜브

백종원은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 개설 사흘만에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양파값 폭락으로 어려워진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해 만든 '만능 양파 볶음' 시리즈가 화제를 모았다. 또 지난해 전세계에서 구독자 수 기준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 생태계 파괴자'로도 불리는 백종원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장모님의 질문 때문이었다고.
백종원은 "원래 유튜브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게임을 워낙 좋아하는데 결혼하고 약속한게 있어서 게임을 못했다. 탈출구를 찾는데 가장 적합한게 유튜브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튜브를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할 생각을 못했다. 어느날 장모님이 '백서방 갈비찜이 정확하게 뭐냐'고 하시더라. 찾아봤는데 인터넷에 제가 방송에서 한 것과 상관없는 갈비찜이 돌아다니더라. 그래서 유튜브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엔 다른 분들처럼 카메라 하나 놓고 편집했다. 10분 하다가 포기했다. 편집하는 분들 대단하더라. 편집자만 두고 하려고 했는데 제가 은근히 와이프 조언을 듣는다. 그런데 '좋은 취지로 하더라도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춰줘야 한다. 장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나보다 나이 먹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유튜브는 광고를 해도 되고 말을 막 해도 된다. 제품 이야기를 해도 되고"라면서 "원래 더 심한 말도 많이 한다. SBS '골목식당'이나 '맛남의 광장'에서도 욕하는데 다 편집으로 자르더라. '대표님 보호하려고 그런다'고 한다"고 재치있게 덧붙였다. 백종원은 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할 때는 되게 조심했는데 여러분들이 생방송을 한번 봐야한다"면서도 "제작진이 생방송은 목숨걸고 안된다고 말리더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백종원은 유튜브의 장점으로 자유로운 점을 꼽았다. 백종원은 "TV는 계획을 세우면 변경이 거의 불가능한데 유튜브는 그 전날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에 하자'라고 해도 된다. 즉흥적인 주제로 해도 된다"고 플랫폼의 유연성을 칭찬했다.
백종원이 유튜브를 통해 앞으로 하고싶은 것은 무엇일까.
백종원은 "우리는 제작진이 10명이다. 곧 2명 더 들어와서 12명이 된다. 사실 다 적자"라면서 "내가 방송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좋은 외식문화를 알리고 싶어서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채널이 자리를 잡으면 우리나라 일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좋은 음식점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고싶다는 꿈이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한 고동완 PD. 제공| 유튜브

예능 블루칩 장성규에게 '선넘규'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준 유튜브 채널 '워크맨' 역시 백종원의 요리비책과 나란히 지난해 전세계에서 구독자 수 기준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연출을 맡은 고동완 PD는 SBS '런닝맨'을 비롯해 히스토리채널 웹예능 '뇌피셜'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공개해왔다.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아온 고동완 PD는 장성규에 이어 김민아까지 화제의 중심에 올렸다. 주인공이 바뀌어도 흥행할 수 있는 '워크맨'이라는 탄탄한 포맷은 어떻게 만든 것일까.
고동완 PD는 "지난해 2월 JTBC 콘텐츠허브에 입사했다. 12월에 최종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이 '들어와서 뭐 할거냐'고 물을 것 같더라. 면접 전 대기실에서 문득 생각을 해 본 것이 대중성 있는 콘텐츠, '체험 삶의 현장'을 유튜브에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런데 면접에서는 물어보지 않더라. 그냥 가지고 있다가 입사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고동완 PD는 장성규와 만나게 된 특별한 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고동완 PD는 "입사한지 3일만에 술자리에서 장성규를 만났다. 그 전에는 이미지가 비호감이었다. 오버하는 모습이 싫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만나보니 평범하고 진솔하고 그런 평범한 형이구나를 느꼈다. 오버를 빼고 평범한 캐릭터을 부여하면 일반인과 연예인 사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비가 부족하다면서 "당시 장성규가 월급받는 월급쟁이라 출연료도 높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동완 PD는 또 "웹예능은 6개월에서 1년이 (끝이라는) 말을 한다. 앞으로 포맷과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꼰대 마인드 되지 않도록 하는 것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한 이슬예나 PD. 제공| 유튜브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 210cm '자이언트 펭귄' 펭수를 세상에 내놓은 '펭수 엄마' 이슬예나 PD도 참석했다.
펭수는 남극에서 스위스를 거쳐 요들송을 배운 뒤 바다를 헤엄쳐 인천 앞바다에 상륙한 열살짜리 펭귄. 뽀뽀로를 넘어설 스타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유튜브에 데뷔한 펭수는 무려 200만 구독자를 돌파한 EBS의 새로운 기린아다.
펭수 인기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슬예나 PD는 "펭수가 그런 친구라서 펭수가 된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EBS에서는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형식의 프로그램을 보여줬다. 현장에 나가서 소통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슬예나 PD는 "많은 캐릭터들이 우주 별에서 오거나 지구를 살리고 싶거나 하는 '대의'를 가지고 있다. 펭수는 현실에 있는 남극서 왔고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공유한 세계관은 유지하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방송 EBS가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슬예나 PD는 "EBS에서 예능에 가까운 디지털 콘텐츠를 한다고 하니 내부에서도 의아해하거나 걱정도 있었다"면서 "EBS에서 이런걸 해?' 라는 의외성이 있었을 것이다. 'EBS 육상 대회'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 캐릭터들의 현실적인 모습과 선후배 관계를 보여줘서 화제성을 모은 것 같다. 또 펭수 역시 기존 캐릭터와 다른 면이 있다. 펭수가 권력이나 위계질서에 굴하지 않고 수평적인 화법을 가진 것과 소통을 한다는 부분에 공감을 많이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슬예나 PD는 또 그동안 제작했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편으로 초등학교 편을 꼽았다. 이슬예나 PD는 "다 기억에 남지만 구독자가 없을 때 펭수가 팬들을 확보하겠다고 초등학교에 전학생으로 찾아간 것이 기억에 남는다. 첫 시도였다"면서 "우리 펭수가 남극에서 와서 교실이 많이 더울텐데, 또 키도 유난히 큰데 친구들과 잘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펭수가 들어간 샷이 마음에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 선생님도 펭수를 전학생으로 자연스레 대해주더라. 이때 ('자이언트 펭TV'가) 잘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슬예나 PD는 목표를 묻는 질문에 "펭수가 아직 연습생이냐고 많이 물어본다"면서 "펭수의 꿈이 우주대스타인것은 맞지만 (제작진은 펭수가) 이렇게 빨리 스타가 되길 바라진 않았다. 펭수가 말도 안되게, EBS에 연습생 제도도 없는데 연습생이라고 우기고 펭귄인데 우주대스타 되겠다고 한다. 진정성 있고 당당하게 말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펭수가 매력있다고 생각해서 그모습을 더 오래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의외로 감사하게도 팬분들이 펭수를 사랑해주셔서 빠르게 스타가 됐다. 이 인기가 거품이 안되도록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나가고 진정성,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잃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자이언트 펭TV'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슬예나 PD는 "추가 콘텐츠로는 영화를 제작해보면 어떻까 생각한다. 저 혼자만의 바람일 수도 있다"고 말해 펭클럽(펭수 팬클럽)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