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황강 `제2의 우한` 우려…각종 행사 줄줄이 취소
입력 2020-01-30 15:53  | 수정 2020-01-30 16:11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중국 본토를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우한 인근 도시들의 급속한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한에서 78km 떨어진 인구 750만 대도시인 황강에서 확진자 및 의심환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해 '제2의 우한'으로 불리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샤오둥 후베이성 성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황강, 샤오간, 셴닝 등 도시에서도 전염병이 심각하다"며 "특히 황강의 경우 확진 및 의심 사례가 1000건이 넘어섰는데 '제2의 우한'이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우한에 이어 황강, 샤오간, 셴닝 등 후베이성 13개 도시 4100만명에 대해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황강시 당국은 우한 폐렴 환자 접수 병원 13곳과 발열 진찰실 29곳을 지정하고 집중 치료를 하고 있으며, 지난 24일에는 다베이산 구역 의료센터를 긴급 개방해 사흘 간 병상 700개를 추가 설치했다. 샤오간에서는 춘제를 맞아 우한에서 온 귀성객 가운데 폐렴 환자가 속출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평상시의 최대 6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료 물자 부족으로 신속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폐렴이 빠르게 번지자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베이징에 급히 세워졌던 샤오탕산 병원이 최근 개조작업을 거쳐 17년만에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샤오탕산 병원은 사스 때 전국 환자의 7분의 1을 수용했던 곳으로 '사스 대항의 성지'로 불렸다. 그동안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샤오탕산 병원이 다시 문을 연다는 것은 베이징에서도 우한 폐렴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경보에 따르면 팡싱훠 베이징시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주임은 베이징의 상황에 대해 "우한 폐렴이 확산기로 넘어가는 단계"라며 "우한에서 베이징으로 온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30일 현재 베이징의 확진 환자는 114명, 사망자는 1명이다.

우한 폐렴 확산 탓에 애초 중국에서 예정된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30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산시성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산시성 내 모든 기업에 채용 박람회를 포함한 현장 채용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우한 폐렴 여파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테스트 대회인 국제스키연맹 가오산 스키 월드컵 대회도 취소됐으며, 오는 3월 열릴 예정이었던 LPGA 골프 대회도 취소됐다.
우한 폐렴 공포로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 당국이 민심 안정에 나섰다. 30일 중국 상무부는 일부 지역에서 식자재와 생필품 사재기 현상에 나타나는 데 대해 시장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전국 생활용품을 비롯해 소고기, 계란, 채소, 과일 등 식자재 공급 상황은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우한시의 쌀, 식용유, 돼지고기 공급 등도 10일 이상의 공급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우정국도 우한 폐렴 확산에 맞춰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우정국은 각지 우정 관리 부문과 배송 업체를 대상으로 배송 업무 시 배송 차량 및 물품 소독 등 전염병 확산 방지 규정을 준수하라고 통지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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